발작적인 심한 기침을 유발하는 백일해가 소아·청소년 사이에서 급증하면서 올해 누적 환자 수가 최근 5년 평균의 40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백일해 진단을 받은 환자 수는 6986명으로, 2019~2023년 5년간 평균인 192.6명의 36.3배에 달한다.
올해 4월 중순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백일해 환자 수는 6월에 정점을 찍었다. 환자 증가세는 7월 들어 다소 주춤해졌지만, 7월 첫째 주(6월 30일~7월6일)에만 1574명이 발생하는 등 여전히 유행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100일 동안 기침(해·咳)을 할 정도로 증상이 오래 간다'는 데서 병의 이름이 '백일해'다.
백일해 증상은 4~21일(평균 7~10일)의 잠복기를 거쳐 ‘카타르기’(1~2주)와 경해기(4주 이상), 회복기(2~3주)의 3단계로 진행된다. 카타르기에는 콧물과 재채기, 가벼운 기침의 증상이 나타나며 일반적인 감기와 비슷하나 전염력은 전체 단계 중 가장 높다.
경해기에는 숨을 들이쉴 때 ‘웁’ 하는 소리가 나며 발작성 기침이 이어진다. 영유아의 경우 기침이 심해져 얼굴이 파래지기도 하고, 구토와 탈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연령이 어릴수록 사망률이 높으며 전염력이 다른 소아 감염 질환보다 강하다. 백일해 진단을 받아 항생제를 복용할 경우 5일간 등교 및 등원을 중지해야 한다. 항생제 치료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기침을 시작한 후 3주간 격리해야 한다.
올해 국내 환자의 대다수인 91.9%는 7~19세의 학령기 소아·청소년이었다. 6세 미만은 1.8%였고, 6명은 1세 미만이었는데 회복했다. 발생한 환자의 21.4%는 입원 치료를 받았다.
질병청은 국내에서 백일해에 대한 예방접종률이 높고 신속한 진단·치료가 이뤄지고 있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1주 이상 기침을 지속하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뒤 증상이 나타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신속하게 진료를 받는 것이 조기 치료와 전파 예방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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