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특허 절벽'에 美 암젠·BMS·머크 비상…M&A로 돌파

입력 2024-07-16 12:16   수정 2024-07-16 12:17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2030년까지 의약품 특허 만료로 1835억 달러(약 254조원)의 매출을 잃을 위기에 처하면서 3831억 달러(약 530조원)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특허 절벽'이 다가오면서 M&A 거래가 급증할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특허 기간 만료로 독점권을 잃게 되는 제품의 연간 매출이 1835억달러로 추산된다. 특히 미국 대형제약사 암젠, BMS, 머크(MSD)가 매출에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암젠의 경우 2030년까지 특허 만료 제품 비중이 매출의 6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1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암젠의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와 골암치료제 '엑스지바'는 2년내 특허가 만료된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37억 달러)과 건선치료제인 오테즐라(22억 달러) 역시 2030년 특허가 만료된다. 암젠은 특허만료에 대응하기위해 지난해 10월 278억 달러(약 38조원) 규모 인수를 단행해 갑상선 안과질환 치료제 ‘테페자’, 통풍 치료제 ‘크리스텍사’, 희귀 신경질환 치료제 ‘업리즈나’ 등 잠재적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확보했다.

BMS 역시 2030년까지 특허 만료 제품 비중이 매출의 63%에 달한다. 작년 122억 달러를 벌어들인 항응고제 ‘엘리퀴스’와 90억 달러 매출을 올린 항암제 ‘옵디보’는 향후 수 년 내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61억 달러를 벌어들인 또 다른 항암제 ‘레블리미드’는 이미 미국에서 독점권을 잃었다. BMS는 작년말 3개월간 카루나, 미라티, 레이즈바이오 등을 인수하며 특허 절벽에 대응했다. 지난달 크리스 보어너 BMS 최고경영자(CEO)는 여전히 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머크는 2030년 특허 만료 제품의 매출 비중이 56%다. 지난해 2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회사 전체 수익의 42%를 차지한 '메가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키트루다 특허는 2029년 만료될 예정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M&A 등 딜에 사용할 수 있는 가용 자금이 3831억 달러다. 가장 자금 여력이 큰 기업은 J&J, 머크, 노보노디스크 등이다. 모건스탠리측은 "재무 여력을 갖춘 대형 제약사들이 매출 공백을 메우기위한 '볼트온 M&A'(유사 기업 M&A를 통한 가치 증대)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J&J는 2030년 특허만료 제품의 매출 비중이 33%에 불과하다. 이는 업계 평균(38%)보다도 나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제약사는 버텍스(6%), 길리어드(24%), 애브비(29%), 일라이 릴리(31%), 화이자(33%) 등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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