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알뜰폰, 생판 남도 묶어주는 요금제까지

입력 2024-07-16 15:41   수정 2024-07-17 00:39

알뜰폰 업계가 누구든 결합으로 묶어 가입하면 혜택을 주는 ‘그물 전략’을 쓰기 시작했다. 통신 3사가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을 하향 조정하면서 고객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국내 알뜰폰 가입자 1위 업체 KT엠모바일은 가입자 간 결합 시 월 최대 20GB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는 ‘아무나 결합 서비스’를 확대 운영한다고 16일 발표했다. LTE 요금제 이용자에게만 적용해온 결합 서비스를 5G 요금제로 확대한 것이다.

이 서비스는 얼굴 한 번 본 적 없어도 서로 동의하면 결합으로 묶어 할인받을 수 있는 구조다. SNS에서 ‘알뜰폰에 함께 가입할 사람을 찾는다’고 글을 올리는 방법으로 희망자를 모아도 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직계 가족만 ‘가족 결합’을 허용하는 것과 차이가 크다. KT엠모바일 관계자는 “데이터 소비가 많으면서 SNS,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이 활발한 MZ세대를 대거 유입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알뜰폰 업계가 ‘퍼주기식’ 혜택 살포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만큼 가입자 확보가 절실해진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알뜰폰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올해 들어 통신 3사의 최저 요금제 구간이 2만원대로 낮아지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요금제만으로 차별이 어렵다”며 “알뜰폰 업계 전체가 고객을 붙잡아 둘 ‘강력한 한방’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엔 번호이동 시장 우위가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 넘어가는 흐름이 나타났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6월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을 한 가입자는 6만8729명을 기록했다. 올해 1월 12만332명과 비교하면 42.8% 줄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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