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과 함께 올해 도시정비사업 최대어 중 한 곳으로 꼽히는 한남5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감도)의 시공사 선정이 DL이앤씨 단독 참여로 유찰됐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선정 입찰에서 DL이앤씨 한 곳만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다수 건설사에게 입찰 독려 공문을 보내는 등 경쟁입찰을 성립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지만 결국 이날 추가로 입찰서를 낸 건설사는 없었다.
조합 관계자는 "이번이 첫 입찰인 만큼 재입찰을 통해 경쟁입찰을 다시한번 유도할 계획"이라며 "조합원들과 상의해 추후 재입찰 일정을 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남5구역 정비사업은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일대 18만3707㎡부지를 재개발해 지하 6층~지상23층, 총 51개동 2592가구 대단지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합 입찰 공고문에 따르면 한남5구역의 총 공사금액은 약 1조7854억원이다. 3.3㎡당 공사비로 환산하면 약 916만원 수준이다. 최근 대우건설과 계약을 체결한 한남2구역의 3.3㎡당 공사비(770만원)보다 약 19%가량 높다.
한남동 정비사업지 중 한남3구역 다음으로 공사규모가 큰데다 다른 구역과 달리 한강과 직접 맞닿아 있다. 무엇보다 다른 구역들에 비해 평지가 상대적으로 많아 사업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조합이 주변 정비구역보다 높은 공사비를 책정한데다 좋은 입지까지 갖췄음에도 건설사들이 쉽게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건설경기 침체 영향으로 주택부문 수익성이 낮아 사업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남3구역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DL이앤씨만이 일찌감치 수주의지를 내비쳐놓은 상태다. 2020년 6월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 당시 DL이앤씨는 2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최종 시공사로 선정되지 못하며 한남뉴타운 입성에 실패했다.
DL이앤씨는 자사 하이앤드 브랜드인 '아크로'를 내세워 한남5구역을 강북 한강변에 첫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한남5구역 한강 이남에는 반포대교를 중심으로 서쪽으로 2016년 신반포1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가, 동쪽으로는 2018년 신반포5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뷰신반포가 자리 잡고 있다.
한남5구역을 수주하면 한강을 끼고 용산과 반포에 '아크로' 브랜드 타운을 갖출 수 있게 된다. 건설업계에서는 DL이앤씨가 한남5구역 사업에 무혈입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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