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삼성전자가 세계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선보인 이후 6년째 따라다니는 질문이다. “펼치면 큰 화면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접으면 작아진다”고 강조하지만 “너무 크고 무겁다”는 불만은 잠재우지 못했다. 전 세계 프리미엄폰(도매가 600달러 이상) 중 13%에 불과한 폴더블 비중이 삼성의 고민을 말해준다.
절치부심한 삼성전자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얇은 폴더블폰. 접었을 때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과 견줘도 두껍지 않은 제품을 출시해 ‘무겁고 두껍다’는 불만을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폴더블폰 전용 기능’. 2개 화면에 넓다는 강점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접는 폰을 사야 하는 이유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최근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특명에 따라 ‘초슬림 폴더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갤럭시 Z폴드·플립 두께를 현재(갤럭시 Z폴드 6 기준 12.1㎜)의 절반으로 줄이는 ‘하드웨어 혁신’이 목표다. 동시에 239g인 폴더블폰 무게를 낮추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9년 폴더블폰을 내놓은 후 꾸준히 ‘하드웨어 다이어트’에 주력했다. 최대 17.1㎜에 달하던 갤럭시 폴드 두께는 6년 만에 12.1㎜로 29.2% 얇아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크게 개선됐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소비자 사이에선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는 평가가 여전하다. 아이폰, 갤럭시S 등 바 형태의 폰보다 무겁고 두꺼운데 2배 가격을 주고 사는 게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산업계 관계자는 “폴더블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삼성전자 입장에서 10㎜가 넘는 두께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며 “폴더블의 대중화를 결정할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첫 작품은 삼성전자가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 Z폴드 6 슬림‘이다. 두께 9㎜대 폴더블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중국 업체에 대응하는 목적이 강하다. 두께는 10㎜ 가깝게 얇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폰을 펼쳤을 때 화면 대각선 길이는 8인치로 Z폴드6(7.6인치)보다 넓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노 사장도 최근 갤럭시 Z폴드6 언팩에서 “스페셜 에디션(슬림)에 대한 요구가 일부 국가에도 있어서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인공지능(AI)과 폴더블폰의 결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듀얼 화면으로 실시간 통역의 활용성을 극대화한 ‘대화 모드’ 등이 대표적인 생성형 AI 적용 사례로 꼽힌다. 폴더블 전용 앱을 출시하기 위해 구글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업체 및 앱 개발사와도 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폴더블폰을 10년 이상 계속될 수 있는 메가트렌드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연구개발(R&D)을 통해 폴더블의 강점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구현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정수/박의명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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