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서로를 향한 의혹 제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전당대회 이후 고소·고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당내 진흙탕 싸움에 사법 리스크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CBS가 주관한 ‘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 방송토론회’에서 한동훈 후보는 나경원 후보를 겨냥해 “(장관 시절) 저한테 본인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달라고 부탁한 적 있지 않냐. 저는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는 나 후보의 지적에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안에 개입할 수 없다”며 맞받은 것이다. 관점에 따라선 부당한 청탁으로 비칠 수 있는 사안이다. 이에 나 후보는 “정치의 사법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차원에서 했던 충언이다. 자기 욕심을 위해 교묘하게 비틀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장 야권에서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 위반을 넘어 법치주의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라며 “당사자가 직접 범죄행위를 증언한 만큼 반드시 수사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SNS에 썼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한 후보가) 불법적 청탁을 받고 왜 신고하지 않았는지도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지난주부터 확대되고 있는 한 후보와 관련된 ‘댓글팀 운영 의혹’도 이날 토론회에서 집중 제기됐다. 원희룡 후보는 “(댓글팀 운영 의혹이) 사실이라면 (드루킹 사건의) 김경수 전 경남지사처럼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며 “숨길 게 없으면 한동훈 특검, 해도 되냐”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양문석 민주당 의원 주장에 동조하는 원 후보에 대해 당심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 후보 측은 댓글팀 자체를 운영한 사실이 없다며 “반박할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댓글팀 의혹을 넣겠다고 벼르고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