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1월 전 금리인하 안돼…JP모간 다이먼, 재무장관 검토"

입력 2024-07-17 17:45   수정 2024-07-18 01:50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내려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 대선 국면에서 조기 금리 인하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본인 뜻을 따르면 제롬 파월 Fed 의장 임기를 보장하겠다는 유화책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재선에 성공하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를 재무장관 유력 후보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1월 전 금리 인하 안 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지난달 25일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뒤 16일(현지시간) 인터뷰 전문을 공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Fed의 대선 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그들이 11월 5일 이전에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를 내리기 전에 원유 시추 등을 늘려 에너지 비용을 낮춰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임기를 보장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임기를 채우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파월에 대한 불신임 의사를 나타낸 이전 발언과 온도 차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 2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월은 금리 인하 등 민주당에 유리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정치적인 그를 재임명하지 않겠다”고 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건부 신임 의사와 달리 시장에선 파월 의장이 대선 전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전날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률이 Fed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4월 이후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이 때문에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9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확률을 100%로 보고 있다.

○관세 옹호하고 법인세 인하 주장
다이먼 CEO에 대한 평가도 180도 달라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다이먼은 과대평가된 글로벌리스트”라고 폄하했지만 이번 인터뷰에선 “정말 존경한다”고 경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다이먼을 포함해 여러 CEO와 만났다”며 “그를 재무부 장관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감세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그는 “2017년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췄는데 이번 임기에선 15%까지 낮추고 싶다”며 “이런 감세는 기업을 유치하는 큰 유인책”이라고 했다. 모든 수입품에 10% 세율을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에 대해선 “상대방이 우리에게 10%보다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50%로 알고 있는데 60%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관세는 경제적으로 훌륭하고 협상에 도움이 된다”며 ‘관세 지렛대론’을 펼쳤다.
○IRA에 날세워…“녹색 사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바이든 행정부는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엄청난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기할 계획이냐는 질문엔 즉답하지 않으면서 “IRA는 인플레이션을 높였다”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IRA를 “새로운 녹색 사기(green scam)”라고 했다. 다만 IRA 지원금 일부가 ‘친공화당’ 주(州)로 가는데도 폐기할 것이냐는 질문엔 “풍력 같은 것을 말하느냐”며 “풍력 문제는 엄청난 지원금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김은정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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