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에 판 ASML 장비 사후 수리도 규제 계획"

입력 2024-07-17 19:06   수정 2024-07-17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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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네덜란드의 ASML과 도쿄 일렉트론 등 외국 반도체 장비 업체가 중국에 이미 판매한 장비에 대해 사후 수리 등 기술 제공을 하는 것도 규제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에 ASML은 17일(유럽 현지시간)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도 약 2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ASML과 도쿄일렉트론 같은 반도체 장비 업체에 대해 외국직접생산규칙(FDPR)이라는 조치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규칙은 미국 기술을 조금이라도 사용한 외국산 제품에 대해 미국이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SML과 일본산 반도체 제조장비의 대중 수출이 늘자, 이미 중국에 들어간 핵심 장비에 대한 서비스와 수리를 통한 기술 이전을 제한하겠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의도이다.

일차적으로는 네덜란드의 ASML과 일본의 도쿄 일렉트론의 사후 서비스 단속에 적용될 전망이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일본과 네덜란드에 이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며 이들 국가가 자발적으로 규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미국이 FDPR을 발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의 보도가 전해진 직후 일본 증시에서 도쿄 일렉트론의 주가는 7.5% 떨어졌으며 레이저텍, 스크린홀딩스 등 반도체장비 업체들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사실상 이 조치의 최대 타겟으로 여겨지는 ASML은 이 날 추정치를 넘은 2분기 실적 발표에도 암스테르담 거래소와 미국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주가가 7% 넘게 급락했다. 2022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ASML은 2분기 예약이 이전 분기 대비 54% 증가해 55억 7,000만 유로(61억 달러)에 달해 추정치를 뛰어넘었다고 보고했다. 이 회사 2분기 매출의 거의 절반을 중국이 차지했고 중국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21% 급증했다. 중국이 인공지능(AI) 용 최첨단 반도체 구매가 어려워지자 스스로 더 성숙한 유형의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아직 수입이 가능한 한단계 낮은 리소그래피 등 장비를 대량 주문한데 따른 것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린 젠은 이 날 베이징에서 열린 정례 기자 회견에서 미국이 "무역과 국가 안보 개념을 정치화했다"고 비난하며 "해당 국가들이 강압에 단호히 저항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정부가 무역 제재를 더 강화하려는 것은 중국의 반도체 야망에 대한 통일된 전선 형성 시도가 실패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국은 2022년 10월에 중국에 대한 첨단 칩 및 제조 장비 판매에 대한 광범위한 제한을 부과했으나 1년 후 이러한 조치를 재차 강화했다.

이 조치로 화웨이 및 SMIC같은 중국 기업들도 핵심 제품과 장비 등 첨단 기술 조달에 차질이 생겼지만 미국 기업들 역시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손해보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미국 산업이 부당하게 큰 부담을 지고 있다며 중국이 기존 통제를 우회할 방법을 찾지 못하도록 동맹국간의 보다 강력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이나 램 리서치, KLA 등 미국의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는 미국 정부와의 회동에서 미국의 현 대중반도체제재가 미국 업체에 주로 피해를 주고 있으며, 중국의 우회 조달을 기대만큼 막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행정부가 FDPR을 사용할 경우 미국 기술이나 제품을 제거할 수도 있으며 일본과 네덜란드와의 협력이 중단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

미국 반도체 업계가 FDPR대신 대안으로 추진하는 것은 ‘검증되지 않은 목록’의 기준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는 회사가 특정 기술을 출하하기전 라이선스를 신청해야 하는 제도이다.

ASML과 도쿄 일렉트론은 미국 정부의 구상에 반발할 가능성이 높으며 ASML의 경우 네덜란드와 미국 정부간 외교적 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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