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상속세 폭탄에…삼성家 '세 모녀' 주식 3조 내다 팔았다

입력 2024-07-17 08:24   수정 2024-07-17 10:30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약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고 있는 삼성가(家)의 세 모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최근 1년 6개월 사이 3조3000억원가량의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의 전체 주식 매도 규모의 66%를 웃도는 규모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동일인(총수)이 있는 대기업집단 71곳을 대상으로 오너 일가의 계열사 주식 취득·처분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주식 처분 규모는 총 5조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장 많은 주식을 매도한 곳은 삼성 일가였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1조4052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조1500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7606억원) 등 세 모녀는 총 3조3157억원의 지분을 매각해 나란히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 주식 처분 규모의 66%를 넘는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족들은 유산에 대한 상속세로 12조원 이상을 납부하는 중이다. 이 같은 상속세 규모는 세계 최고 수준인 상속세율 60%를 적용한 결과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삼성가는 상속세 납부 부담이 적지 않은데도, 이건희 회장의 문화재·미술품을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하지 않고 사회에 환원해 주목받았었다.


삼성가 다음으로 많은 주식을 매도한 곳은 현대백화점그룹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주사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며 현대백화점 지분 1809억원어치를 팔았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도 1359억원의 주식을 매도했다. 형제 간 계열 분리에 나선 효성그룹이 지주사를 분리하면서 조 부회장이 쥐고 있던 효성중공업 지분을 처분한 것이다.

이어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1017억원),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938억원),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776억원),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720억원),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676억원) 순이었다.

반면 대기업 오너 일가의 주식 취득 규모는 1조원을 웃도는 데 그쳤다. 이 중 약 60%는 현대백화점그룹(3222억원), OCI그룹(1938억원), 동국제강그룹(1818억원)이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 오너 일가의 상속·증여도 이어졌다. 지난 1년 반 동안 상속·증여된 지분 규모는 총 1조2134억원으로 파악됐다. 가장 많은 주식이 상속·증여된 오너 일가는 효성그룹으로 나타났다. 고 조석래 명예회장이 소유하던 7880억원 규모의 주식이 장남인 조현준 회장(6135억원)과 3남인 조현상 부회장(1745억원)에게 각각 상속되면서다.

이어 3세 승계를 준비 중인 한솔그룹이 효성그룹 뒤를 이었다. 조동혁 한솔그룹 회장은 787억원의 한솔케미칼 지분을 장녀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에게 신탁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차녀 서호정씨에게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 631억원어치를 증여했고, 정지선 회장은 현대그린푸드 지분 524억원어치를 부인과 자녀, 조카들에게 나눠 증여했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겸 GS건설 회장은 아들 허윤홍 GS건설 사장에게 311억원어치의 GS건설 지분을 증여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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