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검절약의 삶으로 약 9300만엔(약 8억1200만원)을 모아 화제가 됐던 일본의 한 40대 남성이 자신의 삶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최근 X에 따르면 '절대퇴사맨'이라는 닉네임의 일본 네티즌 A씨는 "이대로 엔저가 계속 진행되면 파이어족(경제적 자유를 얻어 일찍 은퇴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제 무리가 아닐까 한다"며 "21년간 무엇을 위해 열심히 (저축을) 해왔는지. 정말 무의미한 삶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글은 현재 조회 수 90만회에 육박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A씨는 1년 전 45세의 나이에 9300만엔을 저축했다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20대 중반부터 생활비를 아끼며 오로지 저축만 고집했다고 한다. 즉석밥에 장아찌 한 개, 편의점 계란말이 등 그의 저녁 밥상도 이목을 끌었다.
건강이 염려된다는 일부 지적에 A씨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며 "담백한 식습관 때문에 의외로 괜찮다. 호화로운 음식을 먹는 것보다 검소한 식단이 더 건강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는 최근 이어지는 엔저 현상에 1년 만에 자기 삶을 후회하는 듯한 글을 남긴 것이다. A씨는 또 다른 글에서 "2034년에는 편의점 기저귀가 1개에 1만엔, 편의점 시급 3000엔, 환율은 달러당 5000엔이 되는 것 아니냐"며 "잿빛 미래만 머릿속에 그려지고 있다. 우울증에 걸린 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최근 엔화 가치는 거품 경제 시기인 1986년 12월 이후 3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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