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17일 09: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0일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반기 통화정책 보고 청문회에 출석해 “기준 금리 인하는 주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필요한 시점에 준비되면 결정될 것”이라며 말했다. ‘9월 기준금리 인하설’과 관련해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아울러, 11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 둔화와 함께 성장, 금융 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직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인하되지 않았지만, 이미 시장은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으며, 실제 이를 반영하듯 한국 국고채(3년)는 최근 1년 중 최저 수준인 3.12%까지 떨어졌다. 상업용 부동산 중 투자 비중이 가장 큰 오피스의 담보대출 금리 또한 최근에는 4.8%까지 하락했다.
대표적인 레버리지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의 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 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마스턴투자운용 R&S실 DB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6조 6,0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감소했으며, 전기대비 18.6% 감소했다. 호텔을 제외한 모든 섹터의 거래량이 감소했으며, 지난해 전체 거래량 중 36% 비중을 차지했던 물류센터의 거래량 감소 영향이 크다.
상반기 전국 물류센터 거래량은 2조2,3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5% 감소했다. 신규 공급량 급증에 따른 임대시장 위축이 거래량 감소로 이어졌으며, 최근 거래가 된 물류센터의 자본환원율(Cap. Rate) 또한 5%대 중후반에서 6%대 초반까지 상승한 사례도 관찰되었다.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공실 해소 난항 및 장기화 우려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오피스 거래량도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3조 9,592억 원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 소유권 이전이 예정된 사례들이 많고 또 현재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초 우량 매물들도 다수 포진하고 있어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마곡에 준공 예정인 초대형 오피스들의 공실 해소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어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필자는 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설명하기 위해 몇 가지 키워드를 선정해 보았다. 첫 번째 키워드는 앞서 서두에 말했던 대출금리의 하락이다. 현재 오피스 담보대출금리가 4.8% 수준까지 하락했으나, 필자는 연말 4.5% 안팎까지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채금리의 하락과 기준금리 인하, 위험 가중치 감소 등이 근거가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오피스 거래량의 회복이다. 현재 오피스 거래 시장에는 매각이 진행 중인 다수의 오피스들이 있다. ‘더 에셋’, ‘디타워 돈의문’과 같은 트로피 에셋도 있고, ‘센터포인트 강남’, ‘원 웨스트’, ‘케이스퀘어 마곡’과 같이 준공 전에 선매각 된 자산의 소유권 이전도 예정되어 있으며, ‘한화 장교빌딩’, ‘명동 N빌딩’, ‘삼성화재 판교사옥’과 같은 스폰서 리츠로 거래가 진행 중인 사례도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일정대로 거래가 된다면 하반기 오피스 거래량은 7조 원을 넘어서게 되며 연간 기준 약 12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세 번째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최근 ‘더 에셋’ 입찰에는 KKR(Kohlberg Kravis Roberts)과 BGO(Bentall Green Oak)가 참여하기도 했으며, ‘정동빌딩’은 미국 교직원연금기금(TIAA) 산하의 투자 운용사인 Nuveen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물류센터에 대한 관심도 높다. 지난 5월 매각 입찰이 진행된 김포 고촌의 ‘성광로지스틱스물류센터’의 경우 워버그핑크스, AEW 등이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라살자산운용은 최근 안성 소재 ‘대덕물류센터’를 매입하기도 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낮은 호텔 또한 최근 TPG Angelo Gordon이 ‘티마크 그랜드 호텔’에 투자를 하기도 했다.
네 번째, 리테일 시장의 고전이다. 소비자 구매 행태가 온라인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고령화와 구매력 감소 등 영향으로 리테일 시장이 상당히 많이 위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전후 주택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주거 용도로의 개발 목적으로 거래가 다수 이루어졌던 리테일들이 최근에는 금리와 공사비 상승, 미분양 증가 영향으로 지방 주택시장이 고전하면서 덩달아 리테일 거래량 또한 급격히 위축되었다. 문제는 지방 중소도시의 리테일 시장 회복은 당분간 요원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니치 섹터 발굴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나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니치 섹터로써 데이터센터, 시니어 하우징, 골프장 등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엑티스, GIC, TTG, SC Capital 등 해외 투자자는 물론, 다수의 국내 기관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수도권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진행해오고 있으나, 지난 6월 14일 시행된 분산 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영향으로 추가 사업 여력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에 따른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액티브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기획 중인 시니어 하우징 또한 아직까지 뚜렷한 수익성에 대한 솔루션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코로나 시기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골퍼들이 최근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골프장 투자 또한 한풀 꺾인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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