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과 ‘높은 자본 차익’은 증시에서 서로 상반되기 때문에 양자택일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고배당주는 구경제 종목이 많아 주가 상승률이 높지 않은 게 일반적이고, 반대로 주가 상승률이 높은 기술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 배당 수익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이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두 가지를 조합해 자산 증식 효과를 최대화한 투자일임계약 ‘스노우볼랩’을 출시해 눈길을 끈다.
19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스노우볼랩은 고배당주에 투자해 얻은 현금 수입을 기술주 등에 재투자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렇게 하면 장기 복리 효과를 최대화해 눈밭에서 구르는 눈덩이(스노우볼)처럼 자산을 불릴 수 있다는 게 이 증권사 측의 설명이다. 하나증권이 이 상품을 내놓은 건 지난 4월이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가 출시 당시 이 상품에 첫번째로 가입, 이 증권사가 상품 운영에 힘을 쏟고 있음을 내비쳤다.
랩은 증권사가 투자자의 의견을 반영해 자산을 관리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다. 돈을 어디에 투자했는지를 내가 내 계좌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율이 높을 때 미국 증시는 역사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여왔다”며 “스노우볼랩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운용자산(AUM)의 70~80%를, 글로벌 시가총액 최상위 기술주에 20~30%를 투자하는 구조로 설계됐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이렇게 투자했을 때 높은 자산 증식 효과를 얻으면서도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나증권이 개발한 ‘퀀트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최적의 투자조합을 발견해 이를 집행하는 것도 스노우볼랩의 특징이다. 최근 증시의 변동성이 추세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퀀트를 활용하면 빠른 상황 판단과 대처를 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이 스노우볼랩 판매 수익의 일부를 저출산 문제 극복, 취약 계층 지원 등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스노우볼랩은 수수료 타입에 따라 기본형과 선취형 두 가지로 나뉜다. 기본형은 후취 수수료 연 1.5%가 적용되고, 선취형은 1.0%를 먼저 반영하고 나머지 0.5%는 후취한다. 이 상품 최저 가입금액은 100만원이고 계약기간은 기본 1년이다. 만기에 해지하지 않을 경우 가입 기간이 연 단위로 자동 연장된다. 1년이 지나지 않아도 중도 해지를 할 수 있지만, 이렇게 하면 선취형의 경우 중도해지 수수료가 부과된다.
하나증권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통해 이 상품에 가입하려면 연금/상품→랩어카운트→하나랩 신청 순으로 들어간 뒤 나오는 검색창에 스노우볼랩을 입력하면 된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하나증권 영업점과 MTS에서 확인할 수 있다.
랩 상품은 온라인으로 가입하는 경우에도 증권사 직원과의 영상 통화 연결을 통해 투자 위험 등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 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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