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한 조정석, 박보영·최강희 닮은꼴…거미 "진짜 예뻐" (인터뷰①)

입력 2024-07-18 11:54   수정 2024-07-18 11:58

배우 조정석이 영화 '파일럿'을 통해 다시 한번 충격적인 비주얼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자신의 여장에 대해서 "너무 괜찮은 순간도, 현타가 온 순간도 있었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조정석은 "'파일럿' 속 모습을 보고 박보영 닮았다는 댓글을 봤다"며 웃었다. 이어 "또 최강희 닮았다는 댓글도 봤는데 제가 생각할 때 약간 닮았더라. 누나한테 너무 죄송하지만, 너무 영광"이라고 말했다.

영화 '파일럿'에서 조정석은 최고의 비행 실력을 겸비한 스타 파일럿이자 '유 퀴즈 온 더 블럭'까지 출연할 만큼 인기를 끌다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실직한 한정우 역을 연기했다.
궁지에 몰린 그는 여동생 한정미(한선화)의 신분을 이용해 부기장으로 재취업하는데 이를 위해 7kg을 감량하고 백여 벌이 넘는 의상 피팅, 전문 파일럿 교육을 받았다.. 이러한 노력과 열정은 스크린에 고스란히 드러내 웃음을 유발했다.

가족들의 반응에 관해 묻자 조정석은 "가족들은 무덤덤한 것 같다. 이런 영화를 찍었구나 정도. 예고편만 봤는데 거미 씨가 진짜 예쁘다고 했다"고 귀띔했다.

아내 거미에게 여장 캐릭터에 대해 조언을 받은 것이 있냐고 묻자 "저희는 직업이 다르다 보니 본업을 할 때 저 같은 경우는 '이 시나리오 너무 재밌는데 한번 봐줄래'라고 묻는다"고 했다. 이어 "거미 씨는 '오빠 이거 어때요' 하면서 녹음하고 오면 그날 느낌과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그런다"고 쑥스러워했다.


코믹 연기, 생활 연기의 대표 주자 조정석은 망설임 없이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조정석에게 여장이란 '운명' 혹은 '숙명' 아닐지. 뮤지컬 '헤드윅'에서도 드랙퀸으로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조정석은 "변신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하도 많이 했던 터라, 그게 더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정우, 한정미에 자연스럽게 자기 모습을 대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조정석의 몸을 빌려 캐릭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한정우란 캐릭터가 나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헤드윅'에선 성전환수술에 실패한 사람이기 때문에 원래 목소리가 대입됐을 때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면, 한정미는 한정우가 연기하는 거니까 제 목소리에서 높은 음역을 사용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촬영할 때 다른 배우들이 저를 못 알아봤을 때 기뻤다. 군중이 많은 신에서 저 멀리에 있는 사람들은 저인 줄 모르신다. 저는 계속 걷고 있는데 눈이 마주쳤는데도 못 알아봐서 짜릿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파일럿'은 오는 31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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