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호우에 전국 1개뿐인 대심도 빗물터널 '재조명'

입력 2024-07-18 18:08   수정 2024-07-18 18:09


수도권 등 전국 곳곳에 집중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이 재조명받고 있다. 국내에 1개뿐인 대심도 빗물터널인데 이 시설 덕에 양천구에서는 완공 시점인 2020년 이후 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2022년 수해가 발생했던 강남역과 광화문 일대, 도림천에도 대심도 빗물터널 설치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나 입찰이 늦어지면서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대심도 빗물터널이란 지름 10m, 길이 4.7km에 달하는 대형 빗물저류시설이다. 폭우가 발생했을 때 주변 지역 배수구로 모이는 빗물을 빠르게 이곳에 가둔다. 비가 내릴 때는 물을 저장하다가 비가 그치면 펌프를 이용해 인근 하천으로 배출한다. 국내에는 신월동에 있는 시설이 유일하다.

겉보기에는 일반 지하터널 같지만, 장마철에는 거대한 '물탱크' 역할을 하는 셈. 신월동 대심도 빗물터널은 3개의 유입 수직구를 통해 양천구 신월동, 강서구 화곡동 일대에 내린 빗물을 받는다. 시간당 100mm 이상의 비를 견디는 수준이다. 최대 32만톤까지 저장할 수 있어 침수 예방에 효과적이다.

신월동 대심도 빗물터널은 총사업비 1380억원을 들여 2013년 공사를 시작했고, 2020년 5월 완공돼 그해 8월 처음 가동됐다.

양천구는 2010년경 장마로 2000가구 넘게 침수 피해를 입었던 상습 침수 구역인데, 터널 완공 이후 구내에선 더 이상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서울시는 2022년 상습 침수 지역에 대심도 빗물터널 6개를 더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계속되는 고금리와 건설업계 경영난으로 입찰이 미뤄져 아직 착공을 못 한 상황이다.

새로 건설될 대심도 빗물터널들은 구조적으로 신월 터널과 다르지 않지만 예산이 훨씬 많이 들고 공사 난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 깊은 곳이긴 하나 도심을 가로지르기 때문이다.

여러 이유로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터널은 2차례 공사업체 입찰이 유찰됐다가, 지난 5월에서야 터널별로 1곳씩 입찰 업체가 나왔다.

이에 3개 빗물터널은 올해 12월에야 삽을 뜰 전망이다. 예상 완공 시점은 원래 계획보다 1년 늦은 2028년 12월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 5월 빗물터널을 점검하며 "전국 침수우려지역에 대해 예방시설을 정비·확대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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