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액주주 배려한 SK이노 합병…배터리 캐즘 극복 계기 삼길

입력 2024-07-18 17:18   수정 2024-07-19 00:35

그제 확정된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방안에서 최대 관심사는 합병비율이었다. 두 회사 모두 SK㈜가 최대주주지만 SK이노베이션은 SK㈜의 지분율이 36.2%인 상장회사고, SK E&S는 SK㈜가 지분 90%를 보유한 비상장회사다. 합병비율이 SK이노베이션에 불리하게 정해질 경우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제기될 터이고 자칫 주식매수청권을 행사하는 주주가 많아지면 합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더 나아가 ‘이사의 충실 의무 주주까지 확대’를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경제계의 반대에도 강행 추진되는 분기점이 될 수도 있었다.

당초 시장에선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비율이 1 대 2 안팎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고 봤다. 1 대 2는 SK E&S 1주가 SK이노베이션 2주로 교환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종적으론 SK E&S 1주가 SK이노베이션 1.19주로 교환되는 1 대 1.19로 합병비율이 결정됐다. 증권사들은 두 회사가 SK이노베이션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해 소액주주를 배려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SK이노베이션 합병이 마무리되면 자산 106조원, 연 매출 88조원에 이르는 아시아 최대 민간 에너지기업이 탄생한다. 정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등의 사업을 한 회사 안에서 영위하게 돼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2차전지 업체 SK온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것도 가능해진다. SK온은 지분 89.5%를 보유한 모기업 SK이노베이션의 적극 지원 아래 지금까지 20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번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의 투자 여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SK온 자체도 알짜 계열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앤텀을 통합함으로써 ‘전기차와 배터리 캐즘’을 극복할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SK가 이번 사업구조 재편을 계기로 미래 투자를 지속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에너지·배터리 그룹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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