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 달러당 155엔대로 쑥…"엔캐리 트레이드 위축"

입력 2024-07-18 17:57   수정 2024-07-19 02:18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달러 가치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엔·달러 환율도 155엔대까지 떨어지며 엔화 자금을 빌려 해외 고금리 국가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7일 미국 오전 4시30분(현지시간)께 104에서 103대 후반으로 내려앉았다. 18일 장 초반 달러인덱스는 103.75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최저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공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세우며 수출 촉진을 위해 달러화 약세를 지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달러 약세가 미국에 좋다’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랜 지론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달러화와 엔화, 위안화의 격차는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며 “미국 제조업체들은 (달러가) 너무 비싸서 아무도 제품을 사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는 유지하면서도 미국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달러 약세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는 1기 집권 때도 달러 가치를 낮춰야 한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에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은 엔화 가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 약세 전망이 강해지면서 달러당 160엔대까지 떨어졌던 엔화 가치는 약세가 완화되는 분위기다. 18일 오후 3시 기준 엔·달러 환율은 156.3엔대를 기록했다. 이달 초 대비 엔화 가치가 4~5% 높아졌다. Fed는 금리를 낮추고, 일본은행(BOJ)은 금리를 올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엔화 가치가 상승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엔저 추세가 완화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에도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제임스 애티 말버러인베스트먼트 채권 분석가는 “엔화로 자금을 조달하는 캐리 트레이더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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