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으로 게임까지 내놓는다고 밝히면서 IP 독점 구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가입자 수는 전 세계에서 805만명 늘어 총 2억7765만명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95억5900만달러(약 13조2488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6.8% 늘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95억3천만달러를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26억300만달러(약 3조6078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42.5% 불어났다.
넷플릭스는 향후 사업 계획으로 게임 부문 강화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올해 안에 우리의 역대 최대 규모 TV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에 맞춰 이 시리즈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인기 시리즈와 영화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게임을 매달 한 편씩 출시할 계획이다. 황동혁 감독이 연출하는 '오징어게임' 시즌2는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등의 초호화 캐스팅으로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2016년 한국 상륙 당시만 해도 제작비를 뛰어넘는 선불금을 주면서 제작에 간섭하지 않아 국내 제작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지만, 콘텐츠 저작권이 넷플릭스 손에 넘어가면서 콘텐츠 흥행 성적에 따른 추가 보상은 요구하기가 어려웠다.
'오징어게임'은 2019년 9월 공개돼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9억달러(약 1조2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작사는 IP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징어게임'에 한해선 계약된 제작비 254억원 외에 추가 이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과 제작사 퍼스트맨 스튜디오와 후속 시즌의 제작을 결정하며,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인 기준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의 최고의 보상을 제공했다. 당사자인 황동혁 감독과 퍼스트맨 스튜디오 김지연 대표 역시 공식 발언을 통해 "넷플릭스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편당 수백억 규모의 제작비를 아무렇지도 않게 투자하면서 IP를 가져가 추가 수익을 노리는 넷플릭스의 이 같은 제작 방식에 관해 국내 제작사들은 입맛을 다시면서도 딱히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제작사 대표는 "인플레이션 등의 여파로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사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게 현재 영화 및 드라마판 현실"이라며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업체(OTT)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글로벌 OTT들이 배우 몸값 등은 천정부지로 올려놓고 이제는 일본 동남아 등으로 발을 빼는 추세라는 점"이라며 "넷플릭스가 발을 빼면 K콘텐츠의 경쟁력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로부터 국내 엔터테인먼트 IP를 보호하기 위해 제도적인 보완의 필요성도 촉구하고 있다. 안형준 MBC 대표이사는 앞서 출입 기자들과 만남에서 "프랑스에서는 저작권자인 제작사를 보호하기 위해 법적으로 방영권 권리 기간을 36개월로 제한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법적으로 자국 제작사들과 IP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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