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안재욱(52)이 "난 한 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며 11년 전 지주막하출혈로 응급 수술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채널A '아빠는 꽃중년'에서 안재욱은 "가만히 있다가 혈관이 터졌다. 머리의 반 이상을 열어야 했던 수술"이라며 "의료진 말로는 신체장애를 갖지 않고 정상적으로 회복될 확률이 7% 이내라고 했다고 수술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기에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예후는 좋았으나 아직까지 트라우마로 남았다고 털어놨다.
과거 인터뷰에서 안재욱은 "미국에 도착해 식사하던 중 속이 좋지 않았고 피로가 누적됐나 싶어 숙소로 올라갔다"며 "명치가 너무 답답해 구토를 하려던 중 목뒤 부터 찢어지는 느낌이 들어 병원에 갔더니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고 당시 증상에 관해 설명했다.
지주막하 출혈은 뇌 표면의 동맥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뇌졸중의 일종이다. '머릿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이 병은 뇌졸중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이고 사망률이 높다.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면 10명 중 1명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고 1개월 이내 숨지는 경우도 40%에 이를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막하 출혈의 원인은 뇌동맥류의 파열에 의한 것이 전체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다. 지주막하에 출혈이 일어나면 혈액은 뇌와 두개골 사이의 공간으로 흘러가 뇌척수액과 혼합되면 뇌 주위의 압력이 증가, 뇌압이 상승하면서 뇌의 기능이 방해받는다.
지주막하 출혈은 매우 다양한 증상이 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심하고 갑작스러운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증상은 치료 없이 호전될 수 있지만, 중요한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 이 밖에 안재욱과 같이 오심, 구토, 목덜미의 뻣뻣함, 어지러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크기가 작은 지주막하 출혈이 있음에도 치료받지 않으면, 며칠 후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손상을 받은 뇌의 부위에 따라 특정 신체 부위의 마비, 무감각이 나타나거나 말하기가 어려운 것도 증상 중 하나다.
'골든타임'이 중요한 뇌 질환에서 지주막하출혈은 긴급히 병원을 찾아 응급처치해야 한다. 유튜브 우리동네신경외과를 운영하는 신경외과 전문의 조성윤 리젠에스신경외과의원 원장은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뇌동맥류파열에 의한 출혈의 경우 이미 피가 난 것은 피 양이 아주 많지 않으면 알아서 흡수될 때까지 지켜본다. 심한 경우 물을 빼주거나 특정 부위에 덩어리져있으면 빼준다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를 하는 것은 뇌동맥류 자체에 대한 치료다. 터진 것이 코피 멈추듯이 지혈이 되기도 한다. 운 좋은 사람들은 살짝 터졌다가 저절로 지혈되는 경우가 있다. 빨리 병원에서 치료받으면 재출혈이 나지 않아 깔끔하게 회복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출혈을 하지 않도록 빨리 수술을 하는 것이다. 재출혈이 언제 나는지 모르기 때문에 빨리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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