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들이 하반기 8000명에 가까운 전공의를 뽑기로 했다. 전공의들이 얼마나 돌아올지가 관심사다. 다만 전공의들이 확정된 의대 정원 증원의 백지화를 여전히 요구하고 있어 하반기 복귀 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19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17일까지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병원 중 110개 병원에서 사직처리 결과를 제출했고 올해 3월 기준 전공의 1만4531명의 56.5%인 7648명이 사직(임용포기 포함)했다.
사직 처리에 따라 이들 수련병원은 하반기 7707명(인턴 2557명, 레지던트 5150명)의 전공의들을 모집한다. 모집인원에는 전공의 이탈 사태와 관계없이 발생한 결원도 반영됐다.
정부는 하반기 모집에 지원함으로써 병원으로 돌아올 전공의들에게는 전문의 자격 취득이 늦어지지 않도록 수련 특례를 제공한다. 특히 군 복무 의무가 있는 남성 전공의의 경우 국방부, 병무청과 협의해 군 입영을 연기할 수 있게 하는 특례를 적용한다. 정부는 또 하반기 모집에서 전공의들을 조금이라도 더 복귀시키기 위해 지역 이동 제한도 풀기로 했다.
지방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가 하반기 모집에서 '빅5' 병원 등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이동할 기회를 준 것이다. 지방 전공의들로서는 더 나은 수련 환경을 갖춘 병원을 찾아갈 수 있어 복귀 유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실제 하반기 모집에 얼마나 응할지는 미지수다.
의사단체들은 의대 증원 등 정부의 의료 개혁 방침이 대한민국 의료 수준의 후퇴를 이끌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다 의사 사회 특유의 폐쇄적인 문화 때문에 다수가 관둔 상황에서 복귀하기가 쉽지 않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총회를 열고 "전공의 일괄 사직 처리에 따른 결원을 하반기 모집으로 갈라치기 하려는 정부의 꼼수는 지역·필수 의료 몰락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라인상에는 복귀 전공의 명단이 공개되는 등 '낙인찍기' 행위가 이어지고 있어 개인 사정상 복귀해야 하더라도 실제 돌아가는 데는 작지 않은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파견 공보의 명단 유출, 복귀 전공의 명단 인터넷 게시 등 사건에 가담한 의사, 의대생 등 18명을 특정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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