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 글로벌 제약사에 신약 올리고핵산 385억원 공급

입력 2024-07-19 13:54   수정 2024-07-19 13:55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원료의약품(API) 제조 자회사인 에스티팜이 RNA치료제의 원료가 되는 올리고뉴클레오티드(올리고핵산)를 385억원 규모로 글로벌 제약사에 공급한다.

에스티팜은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공시를 통해 신약개발 업체인 미국 소재 바이오텍에 올리고핵산 상업화물량을 385억원 규모로 공급한다고 19일 공시했다. 공급 규모는 매출 대비 13.5%로 계약기간은 내년말까지다.

계약상대방은 비밀유지 조항으로 비공개 상태다. 에스티팜은 세계 선두권 올리고핵산 공급업체로 그동안 글로벌 제약업체에 꾸준히 공급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 대상 역시 글로벌 제약사의 혁신 신약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에스티팜은 △고지혈증 치료제인 노바티스 ‘렉비오’ △동맥경화증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펠라카르센’ △혈액암 치료제인 제론의 ‘이메텔스타트’ △만성 B형간염 치료제인 GSK의 ‘베피로비르센’ △유전성혈관부종 치료제인 아이오니스의 ‘도니달로센’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인 바이오젠의 ‘스핀라자’ 등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 글로벌 3대 생산업체다. 올리고핵산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전 세계 유일하게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생산체제를 갖췄다는 점, 반제품(모노머) 단계에서부터 미국의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을 준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 선두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미국이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막는 ‘생물보안법’ 시행을 추진하면서 수주 기회가 많아질 전망이다.

RNA치료제의 원료인 올리고핵산 생산과정은 기존 저분자의약품, 항체의약품과 달리 대량생산 자동화가 불가능하고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해 제조 과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보통 약물은 액체 상태에서 합성되지만, 올리고핵산은 고체 상태에서만 합성이 가능하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올리고핵산의 kg당 가격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빅파마의 경우 업체당 수백 kg단위, 수백억 원 규모로 공급한다. 보통 100kg은 환자 100만 명에게 주사할 분량이다. 에스티팜이 생산한 올리고핵산은 영하 20℃를 유지하는 소형 냉동장치에 담겨 항공기를 통해 전세계 수출된다.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 제조 전 단계인 반제품 ‘모노머(단량체)’ 역시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다. 김경진 전 에스티팜 대표는 지난 상반기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상위 대형 제약사(빅파마) 20곳 중 RNA치료제를 파이프라인(후보물질)으로 갖춘 10곳은 모두 우리와 거래하고 있다”며 “기초 원료부터 모노머, 올리고핵산 등 RNA치료제 제조 전단계에 걸쳐 일관생산체제를 갖춘 곳은 전 세계에서 우리가 유일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내년 에스티팜은 올리고핵산 생산규모 면에선 세계 2위로 올라설 예정이다. 에스티팜은 2025년까지 1500억 원을 투자해 제2 올리고동을 신축하고 최대 6개의 대형 생산라인을 짓기로 했다. 현재 1위는 일본 니토덴코 아베시아다. 2026년엔 일본마저 꺾고 연간 14mol(최대 7t) 생산으로 현재보다 생산량이 두 배가 돼 세계 1위에 오를 전망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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