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앞으로 도입하는 새 기종에도 똑같은 인테리어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인테리어는 외부 도장과 다르게 한 번 설치하면 변경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고유 색상을 바꾼 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작업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자그마한 항공사를 흡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상당한 규모를 갖춘 아시아나와 한 몸이 되는 만큼 ‘새로운 출발’이란 의미를 브랜드 이미지에 담아야 할 필요성이 생겨서다. 대한항공은 연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2년 안에 하나로 합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통합에 앞서 중복 노선 정리와 인력 재배치는 물론 항공 마일리지 통합 계획도 실무적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이 새 기종 도입에 목돈을 투입하는 건 합병 후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여객기는 3월 말 기준 각각 137대, 70대다. 합병 후 노후 항공기를 제외한 나머지는 이번에 도입한 인테리어로 교체할 가능성이 크다.
B787-10은 동체 길이가 기존 B787-9보다 5m가량 더 커진 68m로 승객과 화물을 15% 더 수송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B787-10 좌석을 B787-9(269~278석)보다 50석가량 늘어난 325석으로 구성했다. 대한항공은 이 항공기를 일본 노선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2021년 B787-10을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인도 완료 시점이 2025년에서 2027년으로 연기됐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유럽연합(EU) 측 기업결합 승인 조건이었던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무리하면서 통합 9부 능선을 넘었다. 남은 건 미국 하나다. 조 회장은 오는 10월께 미국 정부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기업결합 심사까지 통과하면 2020년 11월부터 시작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작업은 4년여 만에 마무리된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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