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승 휩쓴 한국토지신탁…박현경·윤이나 '시청률 제조기'

입력 2024-07-21 17:33   수정 2024-07-22 00:22

‘톱스타’ 박현경(24), 꾸준한 강자 박지영(28)을 앞세워 5승을 거둔 한국토지신탁과 ‘흥행 카드’ 윤이나(21)를 보유한 하이트진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4시즌이 15개 대회를 마무리하며 전반을 마친 가운데 한국토지신탁과 하이트진로는 가장 큰 마케팅 성과를 거둔 구단으로 꼽힌다. 3승의 이예원(21)을 앞세운 KB금융그룹, 김재희(23)를 영입해 여자골프 마케팅을 재개한 SK텔레콤도 성공적인 전반기를 보낸 것으로 분석됐다.

하이트, 우승 없어도 화제성 최고
올 시즌 15개 대회가 마무리된 21일 현재 구단 성적으로 따지면 한국토지신탁이 압도적이다. ‘큐티풀’ 박현경은 지난해 11월까지 준우승만 아홉 번 거둔 한을 풀어내듯, 올해만 3승을 몰아치며 질주하고 있다. 상금 랭킹에서도 9억원을 넘기며 2위 이예원(7억924만원)을 1억9000만원 이상 차이로 따돌렸다. 꾸준한 강자로 꼽히는 박지영도 한국토지신탁 모자를 쓰고 시즌 2승을 거뒀다.

KB 모자를 쓴 이예원은 올해 상반기에만 3승을 거두며 대상 레이스, 상금 레이스에서 박현경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아직 우승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방신실(20) 역시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며 골프팬들에게 KB 이름을 적극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 상반기 KLPGA투어의 대표 수혜 기업 중 하나다. 우승은 없지만 홍보 효과는 그 어떤 후원사에도 뒤지지 않는다. 올 시즌 투어에 복귀해 출전 대회마다 화제를 만들어내고 있는 윤이나 덕분이다.

한국 여자골프에서 ‘스타의 산실’이던 하이트진로는 최근 몇 년 새 명성이 시들해졌다. 2021년 윤이나의 프로 전향과 함께 3년간 후원 계약을 맺으며 부활을 노렸지만 윤이나가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誤球)플레이를 한 사실을 뒤늦게 밝히며 직격탄을 맞았다. 윤이나는 3년간 출전 정지 징계로 투어에서 사라졌고, 하이트진로의 이름도 골프팬들에게 자주 노출되지 못했다.

하이트진로의 위기도, 반전도 윤이나에게서 시작됐다. 징계 기간 윤이나와의 후원 계약이 종료됐지만 하이트진로는 그의 손을 놓지 않았다. 징계 감경으로 지난 4월 투어로 복귀한 윤이나는 세 번의 준우승을 거두며 투어 흥행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최고 순간’ 주인공 박현경·윤이나
박현경과 윤이나의 스타 파워는 중계 시청률에서도 확인된다. SBS골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최종라운드, 박현경과 윤이나의 맞대결로 좁혀진 연장 4차전에서 순간시청률은 3.405%까지 치솟았다. 2015년 한국여자오픈 박성현의 우승 순간(2.877%)을 훌쩍 뛰어넘는 시청률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박현경의 한국토지신탁 모자와 윤이나의 하이트진로 모자를 골프팬들에게 극적으로 각인시켰다.

2·3위 순간에도 박현경과 윤이나가 있었다. 순간시청률 2위는 지난 7일 롯데오픈 최종라운드 연장전이었다. 윤이나가 하루에만 9언더파를 몰아치며 이가영, 최예림과 우승을 다툰 순간으로 2.34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박현경이 두 대회 연속 우승을 거둔 지난달 30일 맥콜·모나 용평오픈 연장전은 2.047%로 올 시즌 순간 시청률 3위에 올랐다.

SK텔레콤은 이보미 이후 오랜만에 영입한 김재희로 톡톡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김재희는 SK텔레콤 모자를 쓰고 처음 출전한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노승희의 요진건설, 황유민의 롯데 등도 선수들의 우승으로 회사 이름을 다시 한번 알렸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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