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VIP 몰린 드림타워, 제주 카지노 평정

입력 2024-07-21 17:38   수정 2024-07-29 16:36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제주드림타워가 개장 3년 만에 제주 카지노 시장을 평정했다.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 80%를 넘기며 이 지역 카지노 시장을 사실상 독식했다는 분석이다. 강력한 경쟁사인 신화월드가 ‘몰락’한 틈에 중화권 일본 등의 VIP 외국인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설립 3년 만에 제주 카지노 압도적 1위
21일 롯데관광개발에 따르면 제주드림타워의 올 2분기 매출은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넘겼다. 1분기(959억원)의 분기 최대 매출을 뛰어넘었다.

매출을 견인한 건 카지노다. 2분기 카지노 매출은 664억원이었다. 상반기 전체로는 1364억원에 달했다. 카지노업계에선 드림타워의 상반기 제주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한다.

제주도에는 드림타워를 포함해 총 8곳의 카지노가 있다. 이 중 신화월드(5641㎡)와 드림타워(5529㎡)의 사업장이 압도적으로 크다. 하지만 매출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드림타워 카지노 매출은 1896억원으로 신화월드 카지노(232억원)보다 약 8배 많았다.

드림타워가 문을 열기 전까지만 해도 제주 카지노 시장 1위는 신화월드였다. 홍콩 상장법인 란딩인터내셔널이 투자해 2017년 개장한 국내 최대 복합리조트 신화월드에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특히 중국 대만 등 중화권 관광객의 방문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부패 운동’을 벌였던 2018년 신화월드에 투자한 양즈후이 란딩국제개발 회장이 체포된 게 결정적이었다. 중화권 VIP들이 신화월드 방문을 뚝 끊었다.

드림타워는 이 틈에 중화권 VIP를 적극 공략했다. 마카오 복합리조트 시티오브드림의 로렌스 티오 전 총괄부사장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하는 등 중화권 카지노에서 인력을 대거 유치했다. 여기에 일본 VIP 유치에도 공을 들였다. 오사카에 현지 사무실을 열었고, 조만간 도쿄에도 추가로 연다. 드림타워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제주~도쿄 직항노선이 3년4개월 만에 최근 재개돼 일본 VIP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호텔·카지노 직접 운영해 시너지
롯데관광개발이 드림타워 내 호텔, 카지노 등의 시설을 모두 직접 소유·운영하는 직영구조여서 고정비가 적게 드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 대부분의 카지노는 호텔 내 사업장을 임차해 영업한다. VIP용 숙박·식음료비와 부대시설 이용료 등을 호텔 측에 따로 지급하는 구조다. 롯데관광개발은 다르다. 드림타워를 직접 짓고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카지노 업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관광개발 내 여행사업부(롯데관광)와의 시너지 효과도 있다. 2022년 제주 직항노선이 재개되기 전 롯데관광이 일본·홍콩에 전세기를 여러 차례 띄워 카지노 VIP를 직접 데려오기도 했다.

드림타워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늘고 있어서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00만 명을 넘겼다. 작년 동기보다 3.8배 많은 수치로, 제주 외국인 관광객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중화권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서울 인천 등지의 카지노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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