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다니는 박모씨(38)의 꿈은 ‘월세를 통한 경제적 자유’다. 오피스텔, 상가 등을 매입해 은퇴 후 꼬박꼬박 월세를 받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가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본 선배를 보고 마음이 달라졌다. 아파트를 여러 채 보유하자니 종합부동산세,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 세금폭탄이 부담이다. 그는 올해 초 월 배당 상장지수펀드(ETF)로 눈을 돌렸다. ‘KODEX 테슬라 인컴 프리미엄 채권혼합 액티브 ETF’에 1억원을 투자해 매달 약 100만원의 배당금을 받고 있다. 투자금을 계속 늘려 월급 수준의 돈을 받는 게 목표다. 그는 “넉넉한 현금흐름을 만들어 직장에 얽매인 삶에서 벗어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대(28.8%), 30대(24.8%), 50대(22.2%), 20대 이하(18.1%) 순이었다. 60대 이상은 6.1%에 불과했다. 이들 증권사를 통해 미국에 상장된 월 배당 ETF를 매수한 서학개미도 40대 이하가 74.1%였다. 월 배당 ETF 투자자 중 40대 이하의 비중이 4분의 3에 달하는 셈이다. 배당형 상품은 주로 은퇴를 앞둔 50·60대가 선호한다는 통념을 뒤집는 내용이다.
최근 유튜브 주식투자카페 등 젊은 투자자가 많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커버드콜 ETF 등 월 배당형 상품이 주요 화두다. 한 20대 투자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2차전지주처럼 단기 급등하는 주식에 관심이 컸는데 최근엔 꾸준한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 배당주와 배당 ETF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에 출시된 ETF 중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절반이 배당형 ETF다. 미국 증시가 활황을 보이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는 동안에도 개인들은 나스닥지수 등을 추종하는 ETF나 채권 ETF보다 배당형 상품을 더 많이 사들였다.
월 배당 ETF의 기초자산과 전략이 다양하고 정교해진 점도 젊은 층의 마음을 돌렸다. 올해 출시된 미국 나스닥시장이나 빅테크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커버드콜 ETF는 대부분 ‘조기 완판’됐다. 지난 1월 출시된 ‘TIGER 미국테크TOP10+10%프리미엄’ ETF는 6개월 수익률이 30.54%에 달한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 대표는 “매달 배당금을 받고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ETF가 늘어나면서 성장주 위주로 투자하는 젊은 층이 빠른 속도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월 배당 ETF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구글 이용자의 ‘월 배당’ 키워드 관심도(기간 내 최고치를 100으로 뒀을 때 특정 기간의 상대 수치)는 지난해 52주 중 37주 동안 50 이하였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20일까지 29주 중 23주 동안 50을 넘었다. 직전 20주간 평균 수치를 보면 관심도가 5월 14~20일 27.2에서 이달 14~20일 76.4로 뛰어 상승 추세가 뚜렷하다.
양병훈/최만수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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