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다 이게 웬 날벼락"…'IT 대란' 국제소송전 번지나

입력 2024-07-22 20:00  


마이크로소프트(MS)발 글로벌 '정보기술(IT) 대란'으로 국내 게임업계도 피해를 입었다. 시스템 장애를 겪은 국내 게임사들은 복구를 마치고 보상안을 마련하는 등 추가 피해 방지에 힘쏟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IT 대란이 발생한 지난 19일 펄어비스 '검은사막'과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의 게임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긴급 점검을 진행한 펄어비스와 그라비티는 신속하게 서버를 복구하고 보상안을 마련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서버 불안정 현상의 원인을 추적한 결과 외부 소프트웨어의 전 세계 동시 장애로 확인됐다"며 "정상적 라이브 서비스 제공을 위한 갑작스러운 점검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을 이용자를 위해 보상을 지급한다"고 알렸다.

펄어비스의 긴급 점검은 당일 오후 2시17분~5시20분 총 3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회사 측은 검은사막 이용자들에게 '그믐달 축복패키지', '죠반 그롤린의 지원 증서 5개', '거북이 주사위 5개' 등의 보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긴급 점검 이전에 발생한 장애로 캐릭터가 사망한 경우 오는 24일 파괴된 수정과 경험치를 복구할 예정이다.

그라비티도 공지사항을 통해 "서버 이상이 감지되어 확인을 진행하던 중 시스템 장애가 심화하여 부득이하게 긴급 점검을 진행하게 됐다"며 '러블레앙 홍보원', '복화술사' 등 긴급점검 보상 비플레이어 캐릭터(NPC)를 제공했다.

그라비티는 지난 19일 오후 1시35분께 서버 이상을 감지한 후 2시부터 점검에 들어갔다. 이슈 파악과 서버 복구까지 약 6시간 걸려 같은 날 오후 8시 모든 시스템이 정상화됐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해당 보안 프로그램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지사도 동일하게 다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체크해 이용자들이 다시 빠르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좀 더 세밀하게 점검했고 해당 업체의 해결방안에 따라 시스템에 적용해 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란은 사이버 보안업체 클라우드스트라이크가 최근 업데이트한 보안 프로그램인 팰컨(Falcon) 제품군이 MS 윈도 운영체제(OS)와 충돌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게임사와 저비용항공사(LCC) 등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펄어비스와 그라비티 역시 해당 업체의 보안 프로그램을 사용 중이다.

업계에선 이번 시스템 장애가 외부 보안 업체의 오류로 인한 것이라 게임사 자체 서비스의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해당 업체가 엑스박스(XBOX) 콘솔과 PC 게임 패스를 통해 서비스하는 일부 게임도 같은 서비스 장애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게임사는 내부적으로 손해배상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류가 발생했긴 하지만 보안 업체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 높고 상당히 고도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는 큰 기업이다 보니 보안 프로그램을 바꿀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과실이 클라우드스트라이크 측에 있어 게임사를 포함해 피해를 본 기업들이 손해 배상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일부 업체는 손해배상 소송 논의에 들어갔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세계적으로 윈도 기기 약 850만대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복구 비용은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보상 규모는 소송 등까지 거쳐야 정확히 파악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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