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안 뺏겠다"…MBK·미래에셋, CJ그룹 투자금 회수 연기

입력 2024-07-23 11:15   수정 2024-07-24 09:26

이 기사는 07월 23일 11: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CJ CGV 자회사에 3300억원을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FI)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 컨소시엄이 투자금 회수 시점을 늦추기로 결정했다. 컨소시엄은 CJ CGV과 올해 6월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하지만 투자금을 회수할 경우 CJ CGV 유동성 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시점을 미룬 것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 CGV와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 컨소시엄은 CGI홀딩스 투자금 회수 방안을 놓고 재협상을 논의 중이다. CJ CGV 아시아법인인 CGI홀딩스는 2019년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PE 컨소시엄에 전환우선주 3336억원어치(65만3364주·지분 27.97%)를 발행했다. 컨소시엄은 CGI홀딩스 전환우선주를 인수하기 위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웠다. 이 SPC는 인수자금 절반을 컨소시엄 투자금으로 유치했고, 나머지 절반인 1억8600만달러를 차입금으로 마련했다.

CGI홀딩스는 2023년 6월까지 기업가치 2조원을 달성해 홍콩 증시에 상장(IPO)하기로 컨소시엄과 약속했다. 컨소시엄은 IPO 과정에서 엑시트(투자금 회수) 한다는 계획이었다. 여기에 CJ CGV와 함께 CGI홀딩스 지분 전량을 동반 매각할 수 있는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도 부여받았다. IPO가 실패할 경우 CJ CGV와 함께 CGI홀딩스 경영권을 매각(드래그얼롱 행사)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었다.

CGI홀딩스는 코로나19로 적자행진하면서 결국 IPO가 불발됐다. 컨소시엄과 CJ CGV는 IPO 시점을 올해 6월로 1년 연장했다. 올해 6월까지도 IPO에 실패하자 컨소시엄의 고민은 깊어졌다. 드래그얼롱을 행사하거나 CJ CGV에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방안을 저울질했다.

경영권 매각이 섣부르다는 지적이 많았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영화관을 운영하는 CGI홀딩스는 CJ그룹 해외사업의 첨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코로나19 여파로 적자행진을 이어간 CGI홀딩스는 올해 1분기에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했다.

CJ CGV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이 회사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크게 훼손된 탓이다. CJ CGV는 2021~2023년에 누적으로 67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122.9%로 치솟았다.

컨소시엄은 최근 지분 일부만 CJ CGV에 매각하고 나머지 지분은 더 들고가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23일에 지분 9.29%를 CJ CGV에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1263억원이다. 컨소시엄은 매각자금으로 인수금융 절반가량을 상환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FI와 투자금 회수를 놓고 갈등을 빚은 신세계의 SSG닷컴과 CGI홀딩스를 견주기도 한다"면서도 "하지만 두 사례는 완전 판이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SG닷컴은 실적이 갈수록 나빠지는 반면에 CGI홀딩스는 바닥을 찍었다"며 "FI가 이를 고려해 엑시트 시점을 미뤄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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