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스타트업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업회생을 신청한 스타트업 A사는 투자사인 신한캐피탈과의 투자금 반환 소송에 휘말렸다. A사는 2017년 신한캐피탈로부터 5억원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다. 이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회생 절차에 들어가자 신한캐피탈은 투자 원금에 연 15%의 이자를 더해 11억8000만원을 A사 대표에게 반환하라는 내용의 지급명령 소송을 제기했다.
신한캐피탈은 절차에 따라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대로 상환 청구권을 행사했다는 입장이다. 계약서에 따르면 투자사는 투자한 회사가 정상적으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투자금 상환 청구를 할 수 있고, 회사가 상환하지 못하면 대표에게 연 15% 이자율로 변상하도록 했다. A사는 투자책임을 창업자 개인에게만 지우고 있다고 반발했다. A사 대표는 “회생 결정을 받은 후 매각을 위해 노력했지만 잠재적 인수자들이 주주와 회사 간 분쟁에 우려를 표해 매각이 계속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사가 파산에 반대해 정리 절차를 밟지 못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스타트업 B사는 더 이상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해 임직원을 모두 정리해고하고 파산 절차를 알아봤다. 하지만 투자사 여덟 곳 중 한 곳이 파산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B사는 투자사 동의 없이 파산을 진행했다가 문제가 생길까 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가 최근에야 투자사를 설득했다.
투자사 입장에서는 투자한 스타트업이 문을 닫으면 포트폴리오 하나가 날아가고 고스란히 확정 손실로 잡힌다. 일부 투자사가 소송전까지 벌이며 투자금을 보전하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동의 없이 파산하면 형사 고소하겠다며 스타트업에 엄포를 놓는 투자사가 적지 않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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