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22일 영국 햄프셔주 판버러 공항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조 회장과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이 B777-9(아래) 20대, B787-10(위) 30대(예비 발주 10대 포함)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선 이번 계약 규모가 약 3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구매한 B777-9과 B787-10은 미주·유럽 등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기종으로, 연료 효율이 높고 탄소 배출량이 적은 친환경 항공기다. 두 기종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대한항공 기단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꿈의 항공기’로 불리는 787-10의 대한항공 1호기는 25일 일본 노선에 처음 투입된다.
조 회장이 보잉 항공기를 대량 구매한 건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미국의 승인만 남겨놓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이 보잉의 잦은 사고 이후 유럽 에어버스 항공기를 대량 구매하면서 보잉과의 협력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상황에서 보잉으로부터 최대 구매를 한 것이다.
조 회장은 “이번 계약은 대한항공의 기단 확대 및 업그레이드라는 전략적 목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승객의 편안함과 운항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여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장기적인 노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2034년까지 최첨단 친환경 항공기를 203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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