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자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이 같은 취지로 답변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부토건의 주식 거래량이 지난해 5월19일 평소의 40배로 늘어난 뒤 5월22일 상한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속한 '멋쟁 해병' 단체 대화방에선 5월14일 '삼부 내일 체크'(삼부토건 주가 내일 확인)라는 대화가 오갔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삼부토건의 주가 이상급등 현상이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사업인 '글로벌재건포럼' 참가와 관계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이는 윤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와 재건 사업을 논의했던 시기와 겹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일당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사들였을 수 있단 얘기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도 "삼부토건은 주가가 정점을 찍는 가운데 반대 공시와 호재 공시를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대주주나 회사 대표도 공범이거나 방조했다"며 "당시 삼부토건 대표자 정창래 씨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대학 동기이자 사법고시 동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개별 사안에 대해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말씀하신 정보만으로 이상하다, 아니다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고 시스템상으로 적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간 인적분할·합병,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통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자회사로 이전하는 사업 구조 개편을 공개했다. 적자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와 안정적인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두산밥캣의 자본거래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1대 1 수준으로 동일하게 평가받아 소액주주 사이에서 반발이 컸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두산그룹의 구조 개편이 소액주주 이익을 침해한다고 지적한 가운데 김 후보자는 "시장의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제도적으로 고칠 점이 있을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어 "왜 이렇게 결정됐고 그 과정에서 어떤 편법이 있었는지를 다 알지는 못하지만 시장에 우려가 있다"며 "우선적으로 추진 기업 차원에서 주주에 대한 소통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금투세 폐지의 필요성을 어떻게 설득시킬 것인가 묻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자본시장에는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는 "당시에 금투세가 도입될 때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해야 한다'는 점을 조금 더 중시했던 것으로 이해한다"면서도 "600만명 정도에 그쳤던 개인투자자가 지금은 1400만명 정도 되고 해외 직접투자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런 여건을 감안했을 때 자본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런 부분이 깊이 고려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달 5일 김 후보자(사진)는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첫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금투세를 두고 "폐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당시 김 후보자는 "비록 기재부 1차관으로서 세제를 담당했지만 기본적으로 기업과 국민의 상생, 자본시장 활성화 등을 감안했을 때 금투세는 자본시장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보기에 따라 정도는 다를 수 있으나 금투세 폐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에 대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금융시장 안정,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짚어봐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서 "가상자산 사업자 중 영업이 종료된 사업자의 고객에 대해서는 불편이 없도록 보호조치 하겠다"고 말했다.
법인·기관의 가상자산 계좌 허용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김 후보자는 "우리나라도 법인·기관의 가상자산 시장참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과거 우리가 가상자산시장에서 겪은 혼란을 생각해보면 현재 정책은 (시장 육성보다는) 투자자 보호에 좀 더 우선순위를 두고 가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법인이나 기관에 대한 허용이 과연 여기에 맞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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