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영국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를 앞세워 연간 20만대 판매 달성을 위해 질주하고 있다. 최근 현지 최대 자동차 축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 참가하는 등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19일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 3개 브랜드는 올해 상반기 영국 자동차(승용 기준)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10만7326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영국에서 19만6239대를 판매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올해엔 20만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영국 시장 점유율은 올해 1~6월 기준 10.66%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10%를 처음 넘긴 2022년(11.25%) 이후 3년 연속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 내 자동차 수요 2위이자 글로벌 선진 시장인 영국에서 신차 열 대 중 한 대가 현대차그룹의 차량인 셈이다.
브랜드별로 보면 기아는 1~6월 6만366대를 판매해 영국 자동차 시장 4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4만6404대로 9위에 올랐다. 556대를 판매한 제네시스는 39위를 기록했다. 차종별 순위에서는 기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가 2만4139대로 2위, 현대차 SUV 투싼이 1만6182대로 9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영국에서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 라인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영국 시장에 아이오닉 5 N을 투입하며 7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췄다. 기아는 지난해 소개한 EV9 등 전기차 4종을 판매 중이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상반기 영국 친환경차 판매는 5만3169대로 전년 동기보다 9% 증가했다.
다양한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일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 참가해 현지 자동차 소비자들과 소통했다. 올해는 고성능 영역으로 확장을 추진하는 제네시스가 ‘GV60 마그마 콘셉트’와 ‘G80 전동화 마그마 콘셉트’의 실제 주행 모습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영국 문화예술 후원도 확대한다. 세계적 명성의 테이트(Tate) 미술관과 2014년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래 대규모 전시 프로젝트 ‘현대 커미션’ 등을 후원해 왔다. 2025년에는 제네시스가 후원하는 ‘더 제네시스 익스비션: 서도호(Do Ho Suh)’가 개최될 예정이다.
스포츠 마케팅도 눈에 띈다. 제네시스가 타이틀 스폰서로 후원하는 유럽 최고 권위의 골프 대회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이 최근 현지에서 열렸다. 학술 교류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일 영국 옥스포드대와 ‘옥스포드-현대차그룹 미래연구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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