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을 제외한 국내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지난주 말)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273개 상장사 중 49%에 해당하는 134곳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개월 전 대비 하향 조정됐다. 반면 상향 조정된 곳은 112개사로 41%에 그쳤다.
증권가는 국내 2분기 실적 시즌 역시 반도체, 자동차 기업들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5일 2분기 매출액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내놨다.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예상치였던 8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깜짝실적'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부문별 실적은 이달 말 확정 실적 발표에서 공개된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부문의 경우 매출 28조원, 영업이익 6조원대를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깜짝실적에 오는 25일 2분기 실적을 내놓는 SK하이닉스도 덩달아 기대감이 오르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예상치는 매출 16조1000억원, 영업이익 5조1000억원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23조원가량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SK하이닉스 역대 연간 영업이익 최대 규모인 2018년 20조8438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2분기에도 호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43조7351억원과 4조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대로라면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 이후 현재까지 분기 영업이익이 3조5000억원 이상을 기록하게 된다.
기아의 실적 전망은 더 좋다. 기아는 올 2분기 매출액 27조6716억원, 영업이익 3조5913억원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판매량이 견조한 데다 환율 효과까지 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2분기(7조6000억원)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2차전지, 인터넷, 화학, 정유 업체들의 실적 눈높이는 낮아졌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앞서 지난 8일 2분기 실적을 내놓은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6% 감소한 1953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포스코홀딩스와 삼성SDI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한 달 새 각각 4.1%, 11.6% 하향 조정됐다.
인터넷 대장주인 카카오와 네이버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이 기간 각각 9.5%, 3.2% 하향 조정됐다.
2분기 영업이익 눈높이가 가장 많이 하향 조정된 기업은 S-Oil로, 한 달 전 4557억원에서 1663억원으로 63.5%나 떨어졌다. 예상보다 길어진 정제마진 부진 때문으로 해석된다. 컴투스도 22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61.0% 하향 조정됐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54%)·현대제철(-42%)도 큰 폭으로 내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약세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 가능성에 달러화 약세를 기대하는 지표 결과 등을 감안해보면 주식시장이 지속적인 하락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당분간 종목별 상승과 하락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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