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현직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의 킴벌리 치틀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에 대해 "중대한 실패였다"고 말했다. 자진 사퇴에 대해선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22일(현지시간) 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치틀 국장은 이날 피격 사건을 조사하는 하원 감독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하며 "이 비극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은 수십 년 사이의 가장 중대한 작전적 실패"라며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사건을 언급했다.
비밀경호국은 총격범인 토머스 매슈 크룩스(사망)가 사건 발생 직전 유세장 인근 건물의 지붕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총격 때까지 약 20분간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해 경호 실패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만 치틀은 사건 당일 트럼프 캠프 측이 추가 보안을 요청했으며 비밀경호국이 이를 거부한 적 없다는 사실 등 몇 가지 세부 사항만 밝혔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지 9일밖에 안 됐고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그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양당 의원들은 치틀의 사임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치틀은 "지금 비밀경호국을 이끌 적임자는 나라고 생각한다"며 사퇴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비밀경호국이 재발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치틀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할 것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시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13일 오후 6시15분께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장에서 연설하던 중 날아온 총알에 오른쪽 귀 윗부분을 맞았다. 이 사고로 유세에 참석한 지지자 한 명이 목숨을 잃고 두 명은 중상을 입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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