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하루 앞두고 항공권 취소"…티몬 정산 지연 사태에 '발 동동'

입력 2024-07-23 10:12   수정 2024-07-25 12:42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과 산하 계열사에서 불거진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이번엔 티몬에서 패키지 상품이나 항공권을 판매해온 여행사들이 이들 플랫폼에서 상품 이용을 속속 중단하고 있다. 큐텐의 정산 지연사태가 여행업계로 번진 것이다. 휴가철을 앞두고 미리 여행 상품을 구매했던 고객들 혼란이 커지는 상황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에서는 최근 대금 정산이 지연되면서 항공권·티켓 등 다양한 상품의 이용이 정지됐다. 앞서 티몬은 판매자들에게 “부득이하게 정산금 지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티몬 대금 정산 지연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당장 내일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이 취소됐다” “호텔 예약 취소 문자가 왔다” 등의 내용이다. 실제 한 항공사는 고객들에 안내문을 통해 "금일 티몬 담당자로부터 정산 대금 무기한 지연에 대한 안내가 최종 확인됐다"며 "부득이 항공 취소 혹은 재결제 안내를 한다"고 공지했다. 한 이용자는 "당장 내일이 여행을 떠나는 날이라 항공권 발권까지 완료했는데 항공권이 취소된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몇 달 전 예약한 건인데 티몬도 항공사도 전화를 잘 받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위메프에 이어 티몬에서마저 정산 대금이 지연되자 티몬·위메프와 제휴를 맺고 있던 여행사·호텔 등 업체들은 일제히 발을 빼기 시작했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되던 모두투어, 하나투어, 교원투어, 노랑풍선 등 국내 여행사 상품은 대부분 삭제되거나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본인을 여행사 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이용자는 "티몬이랑 위메프 정산 대금 입금이 지연되면서 여행상품을 전부 빼는 중"이라며 "티몬이랑 위메프로 예약한 고객은 할인 해주고 직판 예약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티몬 본사에서 '임시 휴업' 안내문이 내걸렸다는 소문이 돌면서 판매자(셀러)들을 중심으로 동요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하지만 휴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임시 휴업 안내문은 티몬이 아닌 티몬 본사 1층의 커피숍이 내건 것으로, 지금은 '배수관 교체 공사로 카페 운영이 중단된다'는 문구로 교체됐다. 티몬 측은 "본사 건물 1층에서 운영하고 있는 카페의 배수관 교체로 인해 카페 운영이 중단됐는데 와전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큐텐과 위메프, 티몬 등 큐텐 자회사들은 최근 입점 업체에 대한 판매대금 정산이 지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큐텐 측은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일어난 전산 시스템 장애”라며 “7월 말까지 대금 지급을 순차적으로 완료할 계획”이라고 했다. 큐텐은 위메프·티몬 등에서 최근 발생한 정산 지연 사태의 보상으로 모든 그룹사 파트너에 10%(연이율)의 지연 이자 포인트 지급, 한 달 이상 정산 지연 셀러에게 큐텐·위메프·티몬 상장 시 우리 사주 구매 조건과 동일한 조건으로 정산 지연금 50%까지 주식 매입 등을 제시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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