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이 뛰고 있는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선수단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했던 로드리고 벤탕쿠르는 명단에 없었다.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아시아 투어에 나설 31명을 공개했다. 명단에는 손흥민을 포함해 티모 베르너, 히샤를리송, 에메르송 로얄, 이브 비수마, 벤 데이비스, 데얀 쿨루세브스키 등 토트넘 간판선수 대부분이 포함돼 있었다.
토트넘은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는 프리시즌 투어 스쿼드가 확정됐다"며 "토요일에는 도쿄에서 J리그 챔피언 빗셀 고베와 경기를 치르고, 수요일에는 서울에서 K리그 올스타와 경기를 치르고, 8월 3일 토요일에는 역시 서울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경기한다"고 아시아 투어 일정을 소개했다.
다만 최근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던 벤탄쿠르는 명단에 없었다. 토트넘은 "프레이저 포스터는 골절 부상으로 팀에 남아 재활하고 있다"며 "벤탄쿠르, 지오바니 로셀소,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등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2024와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 참가했던 선수들은 새 시즌 개막에 앞서 팀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루과이 출신 벤탄쿠르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로셀소, 로메로 등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 2024에 다녀온 이후 휴가를 떠났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가 준결승전에서 탈락한 뒤 캐나다와 3·4위전을 치르느라 늦게까지 대회에 남아 있었고, 아르헨티나는 마지막까지 남아 우승을 차지했다.
네덜란드 출신 판더펜은 유로 2024에 출전했는데, 네덜란드가 4강까지 오르면서 오랜 기간 대회에 참가해 현재는 휴가를 떠난 상태다.
손흥민의 '절친'으로 알려진 세르히오 레길론과 브리안 힐은 이적 명단에 있다는 이유로 투어에서 제외됐다.
벤탄쿠르의 명단 제외는 다른 의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벤탄쿠르가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해 국내에서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
벤탄크루는 6월 14일 공개된 우루과이 방송 'Por la camiseta(티셔츠를 위해)'에 출연했다. 우루과이 축구 전문 기자 라파 코텔로가 진행하는 '티셔츠를 위해'는 우루과이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는 콘셉트다.
영상 말미에 코텔로는 벤탄크루의 집을 나서며 "나는 이미 너의 유니폼을 갖고 있다"며 "당신이 내게 한국인의 셔츠를 가져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벤탄크루와 토트넘에서 함께 뛰고 있는 손흥민의 유니폼을 가져다 달라는 의미인 것.
벤탄크루도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라고 되물었고, "어쩌면 쏘니의 사촌 유니폼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들(아시아인)은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에 코텔로도 "맞다"고 동조하며 웃어넘겼다.
특정 인종을 언급하며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는 발언은 대표적인 인종 차별 표현으로 알려졌다.
이후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사과했다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했다고 밝혔지만, 더 타임스 등 영국 현지 언론은 벤탄쿠르가 잉글랜드축구협회(FA)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토트넘을 이끄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해당 사안에 대해 "우리가 결정해서는 안 될 문제"라며 "우리는 손흥민의 결정대로 따를 것"이라고 책임을 미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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