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희망퇴직 잇따라…3040 직원도 대상

입력 2024-07-23 17:22   수정 2024-07-24 01:29

보험업계에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잇따라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적합한 우수 인재를 영입해 ‘젊은 조직’으로 쇄신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45세 이상 및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KB손보의 희망퇴직은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3년 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직의 역동성이 낮아지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활기 있고 역동적인 인력 구조를 위해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도 지난달 희망퇴직을 시행해 임직원 200여 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임직원의 7%에 해당하는 규모다. 메리츠화재의 희망퇴직은 9년 만이다. 이 회사는 ‘30세 이상의 직원’을 희망퇴직 대상으로 내세우며 공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 3월에는 한화손보가 3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현대해상과 흥국생명, KDB생명도 지난해 희망퇴직에 나섰다.

불경기와 실적 악화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다른 업권과 달리 보험업권은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 31개 손해보험사는 전년 대비 50.9% 늘어난 8조262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희망퇴직은 비용 감축이 아니라 인사 적체 해소와 조직 개편을 위한 움직임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이 30~40대 젊은 직원으로 확대된 것도 이목을 끌고 있다. 젊은 직원이라도 희망퇴직을 원하면 내보내고,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보험업계는 제판 분리(제조·판매 분리), 디지털 전환, 새 회계제도(IFRS17) 시행 등의 영향으로 디지털, 재무, 투자 등 부서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희망퇴직을 통해 조직 슬림화와 함께 디지털 및 재무·투자 조직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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