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 여성 신고자, 오히려 경찰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 발생

입력 2024-07-23 21:53   수정 2024-07-23 21:53


미국에서 흑인 여성이 자택에서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피해자인 해당 여성은 집 주변에 인기척이 느껴진다며 911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오히려 희생당했다.

22일(현지시각) 미 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 경찰은 이날 소냐 매시(36)가 스프링필드에 있는 자택에서 션 그레이슨(30) 스프링필드 샌거몬 카운티 부보안관의 총격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고인인 매시는 지난 6일 누군가가 자택에 침입한 것 같다며 911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이 집 주변을 수색한 뒤 매시와 함께 집으로 들어갔다. 경찰이 신분을 확인하자, 매시가 신분증을 찾았다.

이어 매시가 부엌으로 가 냄비를 집어 들어 끓는 물을 싱크대에 부었고, 경찰관이 이 모습에 흥분해 권총을 겨눴고, 매시를 향해 냄비를 내려놓으라고 소리쳤다.

매시는 "알았어요. 미안해요"라며 냄비를 내려놓고 몸을 숙였지만, 경찰관은 방아쇠를 당겼다. 얼굴에 총상을 입은 매시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영문도 모른 채 목숨을 잃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성명을 내고 "매시가 경찰의 손에 숨진 것은 미국에서 흑인들이 안전에 대한 두려움을 자주 맞닥뜨린다는 현실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20년 5월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언급하며 의회에 경찰개혁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매시 가족의 법률대리인 벤 크럼프는 "많은 이들이 이번 사건을 두고 '백인 여성이었다면 이런 짓을 하지 않았을 거야'라고 말한다"며 이번 사건을 인종 차별적 범죄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그레이슨은 해고됐으며 1급 살인 및 공무상 위법행위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현재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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