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시상식엔 휴대폰 반입 금지인데…삼성전자 일냈다

입력 2024-07-24 07:25   수정 2024-07-24 09:17


'2024 파리올림픽'이 오는 26일(현지시간) 개막하는 가운데, 한국 굴지의 대기업들이 우리 대표팀 선수들의 선전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에 나서고 있어 그 내용에 이목이 쏠린다. 단체 구기종목의 부진 등 여파로 국내의 올림픽 관심이 예년보다는 떨어졌지만, 비인기종목 선수단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마케팅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24일(한국시간) 재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유일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시상대 위에 오른 선수들이 직접 영광의 순간을 사진에 담을 수 있도록 '빅토리 셀피'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른바 '시상대 셀카'로, IOC와 협력해 올림픽 최초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그간 선수들은 올림픽 시상식에 휴대폰을 포함한 모든 개인 소지품 반입이 금지됐었지만, 삼성전자와 IOC의 이번 협력으로 소중한 순간을 직접 자기 손으로 담을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6 옐로우 '올림픽 에디션'을 제작해 선수 1만7000여명에 나눠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7년부터 IOC와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계약인 'TOP'(The Olympic Partner) 계약을 이어가며 30여년간 올림픽을 후원하고 있다. 삼성가(家)에서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에 이어 사위인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 겸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지난해 10월 IOC 위원으로 선출돼 국제 스포츠 외교에서 활약 중이다.

학창 시절 핸드볼 선수이기도 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비인기종목 사랑도 주목받고 있다. '핸드볼 수호자'를 자처하고 나설 정도인 최 회장은 핸드볼과 펜싱 등 선수들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단체 구기종목 중 유일하게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워커힐 호텔로 초청해 만찬을 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시작이 반이다. 결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즐기면서 경기하면 부상도 적고 더 좋은 성과를 내 국민도 공감해 줄 것"이라는 취지로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2008년 대한핸드볼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2011년 핸드볼 전용 경기장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지어 협회에 기부하고, SK호크스(남자), SK슈가글라이더즈(여자) 팀을 창단하기도 했다.

핸드볼은 금메달 2개를 포함해 총 7개의 올림픽에서 한국에 메달을 안긴 효자 종목이지만, 선수들의 훈련 환경은 열악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 회장이 기부한 전용 경기장에는 설계와 공사비로만 434억원이 들어갔고, 매년 협회 후원 금액도 국내 최고액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SK는 펜싱 선수들의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 역할도 맡고 있다. 2003년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은 뒤 20여년간 누적 300억원을 후원하면서 한국의 펜싱 강국 도약에 일조했다. 이 밖에도 SK는 한국 수영 간판인 황선우, 역도 박혜란, 브레이킹 홍텐(김홍열) 선수도 후원하고 있다. SK 측은 사회적 가치 창출 차원에서 스포츠에 대한 후원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올림픽에서 양궁 대표팀 선수단 지원 가운데 특히 휴게 시설 지원에 집중할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여러 올림픽을 앞두고 휴게 공간뿐만 아니라 훈련 시설 지원에도 힘써왔다. 국내에서는 협회를 도와 진천선수촌에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 사로를 본뜬 '세트'를 만들어 자체 '스페셜 매치'를 치르도록 지원했다. 레쟁발리드 경기장에서는 실제 파리올림픽 양궁 경기가 진행된다.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8일 국가대표 선수단 응원 차원에서 대한체육회에 격려금 1억원을 전달했다. CJ그룹은 올림픽 기간 파리에서 운영되는 코리아하우스에서 국가대표 선수단(팀코리아)이 언제든 먹을 수 있는 한식 제품을 지원하고 파리 현지에서 한식 홍보에 나선다. 한편, 태극 전사들은 개회식에 앞서 25일부터 경기 일정에 돌입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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