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조성진, 2022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임윤찬, 2015년 파가니니 콩쿠르·2022년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 자리에 오른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세계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금호문화재단의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한 연주자란 것이다.
지난해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 최초로 우승한 바리톤 김태한도 금호문화재단의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 출신. 지금까지 금호 콘서트를 통해 발굴된 음악 영재만 총 1000여 명에 이른다. 금호문화재단이 한국 클래식 음악의 ‘황금시대’를 연 주역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금호문화재단은 1977년 금호그룹이 2억원을 출자한 장학재단으로 출발했다. 음악 영재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건 1998년부터다. 금호문화재단은 연간 60억원의 전체 사업예산 가운데 20억원을 영재 지원 사업에 투입했다. 고(故) 박성용 회장이 직접 음악회장을 찾아 어린 연주자 한명 한명을 격려하고, 해외 명지휘자들이 내한할 때면 영재들과의 만찬 참석과 협연 약속을 받아낸 일화는 유명하다.
2013년엔 금호아트홀을 통해 국내 공연장 최초로 상주 음악가 제도도 도입했다. 젊은 연주자들에게 1년간 4~5회의 공연을 직접 기획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등이 이 자리를 거쳐 갔다. 1993년부터는 금호악기은행 제도를 운영하며 문화재에 준하는 명기인 과다니니 바이올린 등을 빌려주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클라라 주미 강, 임지영, 고(故) 권혁주 등 40여 명의 연주자가 금호문화재단에서 악기를 후원받아서 사용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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