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만원어치에 달하는 대량의 고기를 주문했다가 '노쇼' 피해를 본 식육점 업주가 누리꾼들의 주문 덕에 물량을 전부 소진했다며 감사를 전했다.
식육점에서 근무하는 누리꾼 A씨는 23일 오후 6시께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피해 본 고기) 전부 품절입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한우, 목살, 삼겹살 등 품목이 동난 홈페이지 사진도 함께 올렸다.
앞서 A씨는 이날 오전 가족과 함께 운영하는 식육점이 노쇼 피해를 봤다고 알렸다. 그에 따르면 자신을 군부대 상사라고 밝힌 B씨가 A씨의 모친에 연락해 "군부대에서 먹을 고기를 대용량으로 구매하려 한다"며 접근했다. 그는 한우, 목살, 삼겹살 등을 주문했으며 약 270만원어치에 달하는 물량이었다.
A씨 가족은 약속 시간인 22일 오후 5시에 맞춰 반나절에 걸쳐 B씨가 주문한 고기를 준비했으나 끝내 B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B씨가 남긴 연락처와 카카오톡 대화방도 차단됐다고 A씨는 설명했다.
그는 "어머니가 평생 단골 장사만 해 계약금을 먼저 받아둘 생각을 못 했던 것 같다"며 "이미 작업한 고기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사연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넘어 언론에도 보도되자 A씨를 돕겠다는 누리꾼들의 격려가 쏟아졌다. 덕분에 A씨 가족은 노쇼로 떠안게 된 고기 물량을 피해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도 안 돼 모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A씨는 "급한 일을 다 처리하고 나서 삼겹살 이벤트라도 열겠다"며 재차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A씨는 B씨에 대한 법적 조치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B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곧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노쇼 행위는 고의성이 입증될 경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다. 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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