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홍콩인들도 이제 딥엘 'AI 번역기' 쓴다

입력 2024-07-24 13:34   수정 2024-07-24 13:55



구글 번역기의 라이벌이자 글로벌 언어 인공지능(AI) 기업 딥엘(DeepL)이 아시아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일환으로 중국 전통한자인 중국어 번체 번역을 선보인다. 중국에서는 획순이 복잡한 한자를 간단한 형태로 바꾼 간체를 사용하지만 대만과 홍콩에서는 중국어 번체를 사용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이날 딥엘은 AI 번역 플랫폼에 중국어 번체 옵션을 추가했다. 번체는 대만과 홍콩에서 쓰이는데 두 나라는 기술 금융의 핵심 비즈니스 중심지로, 딥엘은 중국어 번체 지원을 통해 해외 기업들이 대만 홍콩과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스타트업 딥엘은 20억달러 가치로 평가받으며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AI 기업 중 하나다.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을 대상으로 번역 소프트웨어를 판매한다. 중국어 번체 지원은 대만과 홍콩에서 새로운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아시아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야렉 쿠틸로브스키 딥엘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대만과 홍콩, 특히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 TSMC가 있는 대만은 수출이 많은 강력한 기술시장”이라고 말했다.

딥엘이 2017년 선보인 딥엘 번역기는 중국어 번체 한국어 일본어 등 포함해 현재 33개 언어 번역을 서비스한다. 기업이 언어장벽을 뛰어넘어 전세계와 자유롭게 의사소통 하는 것이 딥엘의 목표다. 쿠틸로브스키 CEO는 “대만은 한국과 일본에서 보았던 성공적인 아시아 시장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딥엘이 중국어 번체를 지원하면서 바이두 텐센트 등 자체 번역기를 보유한 중국 중국 기술기업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쿠틸로브스키 CEO는 앞으로 몇달 동안 아시아 시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딥엘 번역기는 문장 번역 위주지만 음성 언어 번역 제품도 개발 중이다. 구체적인 출시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음성 언어 번역은 아시아 전략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며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딥엘이 구글 애플 아마존 메타 등과 빅테크와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주 번역과 글쓰기 교정에 특화된 차세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출시했다. 딥엘에 따르면 번역 성능은 최신 버전 챗GPT,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보다 앞선다는 설명이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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