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빌라 기피에…2분기 서울 빌라 경매 역대 최다

입력 2024-07-25 13:45   수정 2024-07-25 13:50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비(非)아파트 시장이 급격히 침체하면서 지난 2분기 서울의 빌라(연립·다세대주택) 경매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서울의 빌라 경매 진행 건수는 4259건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래 분기 기준 역대 가장 많았다.

서울 빌라 경매 건수는 3년 전인 2021년 2분기 1000여건 수준이었으나 2022년 4분기 2000건을 넘었다. 작년 1분기 2210건, 2분기 2733건, 3분기 2911건, 4분기 3881건 등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증가세는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전세 사기와 역전세 등의 여파로 빌라 기피 현상이 심화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빌라 전세가가 급등한 2021∼2022년 계약한 물량이 최근 계약 만기가 됐거나 만기를 앞뒀다는 점에서 경매 건수는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빌라 전셋값이 2021∼2022년에 높았는데 그때 계약한 물량이 지금 만기를 맞았다"며 "세입자들이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경매를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HUG는 최근 집주인을 대신해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되돌려준 뒤 경매 신청한 주택을 직접 낙찰받아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든든전세주택'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경매를 통해 수도권 빌라 1000여가구를 사들였다. 이 영향으로 지난 1분기까지 10%대에 머물던 서울 빌라 낙찰률은 2분기 25.7%로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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