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강조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기대 속에 취임했지만 역대 단명했던 당 대표와 달리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의힘 당 대표가 모두 1년만 버티다 중도 사퇴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때 당 대표 임기가 1년 반을 넘었던 것보다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최근 10년간 당 대표 평균 임기가 1년 반을 웃도는 만큼,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현 여당 대표 체제가 불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韓은 끝낼 수 있을까
탄핵 이후 전신을 포함한 국민의힘에서 가장 오래 버틴 것은 이준석 체제로 467일이다. 그다음으로 황교안(414일,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합산), 홍준표(347일), 김기현(281일) 순이다.
황교안·홍준표 전 대표는 선거 패배 후 책임을 통감하며 사퇴했고, 김기현 전 대표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사퇴했다. 다만 김 전 대표는 당시 인요한 혁신위원회로부터 총선 불출마 등 '희생'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표직 포기 총선 출마'를 고집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당권을 놓고 내부 분쟁이 격화된 과정에서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징계를 받아 당대표직을 상실했다.
전신인 새누리당이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비교해보면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현 여당 지도부 지속성이 낮다는 점이 더 두드러진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전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때는 당 대표 평균 임기가 516일이었다. 현재는 26%가 줄어든 셈이다.
문재인 전 대표부터 이재명 전 대표까지 지난 10년간 민주당 대표의 임기는 평균 499일 지속됐다. 이중 추미애·이해찬은 2년 임기를 채웠고, 연임을 위해 사퇴한 이재명 전 대표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세 명이 임기를 채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재인·이낙연 전 대표는 대권을 위해 중도 사퇴했다. 황교안·홍준표 전 대표처럼 선거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경우는 민주당에서 송영길 전 대표뿐이다. 절반은 내부 갈등, 절반은 선거 패배 책임으로 사퇴한 국민의힘 대표와는 그 이유도 대조를 보인다.
당 안팎으로는 '대통령 변수'가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앞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19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자신의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대통령은 한동훈 위원장이 되면 축하 난을 보내주고 일주일 있다가 (축출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연주 정치평론가는 "한 신임 대표의 태도도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건 대통령실의 자세다. 대통령실이 당내 선거에서 나타난 당심과 민심을 바탕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정부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자세를 보일 수 있느냐에 해답이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올해와 내년 예정된 재보궐 선거도 앞으로 당정 관계가 어떻게 풀려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예상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공세를 어떻게 응수할지도 관건으로 거론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원외 당 대표는 당정 관계나 당 지도부가 흔들릴 때는 원내 구심점이 약화되는 만큼, 원내 당 대표와 분명 차이가 있다. 일례로 의원총회도 '자격 없다'고 무시하면서 참석 못하게 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신임 대표가 후보 시절에 말했던 제3자 특검을 두고 여소야대 상황에서 자칫 민주당 계략에 우리 당이 이용당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분명히 있다"며 "한 신임 대표가 야당의 탄핵, 조기 대선 의도를 방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당원들께서 그 어느 때보다 한동훈 체제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현보/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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