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국가, 중국 화교 인구가 전체 70%와 40%를 넘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제외하면 무료배송 실시 해외 국가는 사실상 한국이 유일하다는 판단이다. 한국 시장에서 쉬인, 테무 등 C커머스 플랫폼이 돌풍을 일으키자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대응으로 풀이된다. 때마침 티메프 사태로 해당 플랫폼 고객과 입점 판매자들의 대거 이탈이 예상돼 'C커머스 유입 기회'로 보고 한국 시장을 무료배송 정책 대상에 포함시킨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타오바오는 의류 제품부터 무료배송 서비스를 시행한다. 배송비와 반품비 모두 타오바오 본사가 부담한다. 판매자가 중국 내 타오바오 창고로 품목을 배송하면 알리바바그룹 물류 자회사인 차이냐오가 해외 배송을 담당하는 구조다. 반품 시에도 제품을 현지 공급업체가 아닌 타오바오가 소유한 해외 창고 중 한 곳으로 반송돼 판매자의 해외 판매 위험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타오바오 고위관계자는 닛케이아시아에 “이번 글로벌 무료배송 안은 올해 타오바오가 가장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라며 “첫 무료배송 대상으로 의류를 택한 이유는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주문된 여성 의류가 반품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부 판매처와 소비자들은 C커머스로 이탈하는 양상도 감지된다. 알리익스프레스 등에서는 한국 입점사에 대해 오는 9월까지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티몬이나 위메프 등에서 스포츠 용품을 팔던 한 회사 대표는 “알리, 테무 등에서 워낙 입점업체들한테 파격적 혜택을 많이 준다고 해 당장 판매가 시급한 주변 입점업체들이 중국계 이커머스로 넘어가는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며 “우리도 대안으로 알리 입점을 알아봤는데 판매자가 몰려 입점 심사를 받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대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각각 837만명과 823만명이다. 각각 이용자 수에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티몬(437만명)과 위메프(432만명) 이용자가 이번 사태로 빠져나간다면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쿠팡의 독주에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알리와 테무가 추격하는 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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