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웹3 산업의 열린 거버넌스와 인센티브 시스템이 인공지능(AI) 분야에 접목되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며, 특히 한국과 일본이 이들 산업에 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블록체인 리더스 서밋 도쿄 2024’(BLS 도쿄 2024)에서 김서준 해시드 대표와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AI x 블록체인 컨버전스’ 파이어사이드 챗을 통해 이같은 의견을 내놨다.
먼저 김 대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그렇듯 특정 산업(AI 등)에 대한 모델을 만들 때 개방성, 인센티브 시스템 등 웹3적인 요소를 구축하는 것이 커뮤니티 성장 등에 있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거버넌스 시스템은 재정적 인센티브를 통해 지속가능한 AI 연구에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존 AI 산업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관련 프로덕트가 실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웹3 업계에서는 NFT 발행을 활발히 하더라도 실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함께 이행하기에 어떤 제한 사항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류 대표는 “AI와 블록체인 업계를 잇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리서처(연구자)들이며, 이를 연구하는 기본 모델만 있으면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스타트업의 경우 업계 리더들이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결국 웹3 개발자들과 AI 연구원들이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 지가 중요할 것”이라며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융합된 하나의 플랫폼에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대표의 “향후 10년 안에 블록체인과 AI가 일반인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이라고 보냐”라는 질문에 류 대표는 “한국, 일본 등은 초고령화 사회라는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블록체인과 AI를 통해 미래 생존을 위한 다양한 일들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60대 등 노년층만 3D(힘들고, 더럽고, 위험스러운)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를 AI와 로봇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를 위해 가까운 미래에 AI와 웹3 산업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과 일본에 AI 연구원과 인재들이 많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혔다. 류 대표는 “한국과 일본에는 생성형 AI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고, 노동 인력도 풍부하다”라며 “양국은 AI에 있어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수많은 천재들이 있지만 이들이 AI 사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서방의 기술력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이 분야에 대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 자금 조달은 웹3 사업을 통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AI 업계 트렌드는 기존 거대언어모델(LLM)에서 ‘임바디드 AI’(Embodied AI, 시각/언어/행동모델 기반 신체를 가진 AI)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 대표는 “최근에는 실제 실생활에 사용이 가능한 AI들이 일론 머스크, 젠슨 황 등 세계적인 리더들의 주도로 개발되고 있다”라며 “최근 시장에 진입하는 새로운 AI 회사들 대부분은 LLM이나 언어모델 기반 AI가 아닌 로봇, 제조업, 리얼월드 관련 AI 사업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협업도 중요하다고 봤다. 류 대표는 “퓨처플레이의 포트폴리오에는 250개의 웹3 및 AI 프로젝트가 있는데, 이들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를 함께 연구하고 있다.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우리의 네트워크를 통해 스타트업과 거대 기업의 협업을 돕는 것”이라며 “우리가 발굴한 회사 중 서울로보틱스의 경우 3D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AI를 개발하는 곳인데, 이미 현대차, 기아, BMW와 일하고 있으며 혼다, 도요타 등과도 협업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도쿄=양한나 블루밍비트 기자 sheep@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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