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2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메탈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수혜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올해 연간 매출 목표치도 줄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9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29.8% 감소한 6조1619억원, 순손실은 237억원 적자 전환했다.
2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미국 IRA 세액 공제 금액은 4478억원이다. AMPC를 제외한 2분기 영업손실은 2525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장래사업·경영계획' 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미드 싱글(4~6%) 성장에서 '20% 이상 감소'로 변경했다고 정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연간 매출 목표를 '역성장'으로 잡은 것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는 IRA 세액 공제 예상 수혜 규모가 45~50기가와트시(GWh)에서 30~35GWh로 축소된 것에 따른 조치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당초 전년 대비 20% 중반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은 20% 초반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CFO는 "특히 북미 시장의 EV(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기존 3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 수준으로 변화의 폭이 가장 크다"며 "유럽 시장 역시 20%대 초반에서 10%대 중반으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대선 후 현재 정권이 그대로 유지되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정책 기조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자국 중심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정책 기조는 정당을 불문하고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IRA에 따른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는 까다로운 정책 절차와 정치적 합의가 필요해 (정권 교체 시에도) 법안의 큰 틀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예상보다 어려운 사업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근본적인 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더욱 단단히 구축해 미래 배터리 산업을 이끌 글로벌 선도기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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