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의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가 정산 지연 사태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정산 지연을 이유로 주문한 것과 아예 다른 상품을 받아봤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고객과 약속한 상품을 배송하겠다는 업체도 일부 눈에 띈다.
25일 유혜광돈까스 측은 공지를 통해 "티몬,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촉발된 현재의 문제 관련해 고객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계신 점 잘 알고 있다"면서 "소상공인인 저희 유혜광식품 또한 대금 정산이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현재 상황을 불안해하면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고객님께서 주문하신 건에 대해서는 판매 취소 처리하는 것이 저희가 입을지도 모르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기는 하나 그동안 저희 제품에 대해 많은 사랑을 주신 고객들께 불편과 불안을 드리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어제까지 주문 주신 고객분들의 제품은 모두 배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상공인인 저희에게 그동안 베풀어주신 성원에 늘 감사드리며 저희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들은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타 플랫폼에서 구매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원에 위치한 하얀풍차제과점 대표 또한 전날 고객들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해 "미정산된 금액은 티몬과 본 제과점과의 문제로, 고객님들께 번거로움과 불안감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9월 24일까지 티몬에서 환불이 되지 않을 경우 제과점 자금으로 전액 환불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해당 제과점은 티몬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30%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금액 상품권을 판매한 바 있다.
제과점 대표는 "현재 (티몬) 서버가 매우 불안정하여 지금 환불 시도를 하면 정신적 고통을 받으실 수 있다"며 "지금은 환불 시도를 자제하시고 고객님의 정신 건강을 위해 기다려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도 했다.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삼겹살을 주문했는데 청포도 사탕이 배송왔다'는 후기가 올라와 시선을 끌었다.
이들은 위메프에 등록된 업체를 통해 구이용 냉장 삼겹살 1㎏을 주문했지만, 택배 상자 안에는 청포도 사탕 한 알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판매자는 "위메프 자금 상황 때문에 저희와 같은 판매자가 정산을 못 받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주문한 상품을 보내드리는 게 아닌 다른 상품을 보내드렸다"며 "위메프에서 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주문하신 상품으로 다시 출고를 도와드릴 예정"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이라도 취소 처리를 원하시는 경우 취소 접수해 주시면 빠른 취소 처리를 도와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사건은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이 자사에 입점한 판매자들에게 판매 대금을 제때 정산하지 못하면서 불거졌다. 업계에선 현재까지 위메프와 티몬 결제 추정액을 근거로 추정할 때, 피해 규모가 1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 17일 판매자들에게 이달 말까지 정산을 마치겠다면서 연이율 10%의 지연 이자 지급 등의 보상안을 제시했다. 티몬도 지난 22일 판매자 공지를 통해 "일부 판매자의 판매 중단 등으로 당사 상품 거래에까지 영향을 줘 정산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부득이하게 정산금 지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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