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주거 시설 개발·운영을 위해 실버타운에 방문할 때마다 입주민 평균연령을 물어본다. 실버타운 대부분의 공통점은 개설 때보다 입주자 평균연령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버타운 입주자들은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계속 주거를 희망하므로 실버타운과 입주민은 같이 늙어간다. 이에 따라 입주민은 ‘독립생활이 가능한 상태(IL·independent living)’에서 일상생활 도움과 건강관리·간호 서비스가 필요한 시기(AL·assisted living)를 맞는다.
독립생활이 불가능하거나 경도인지장애, 초기 인지증 등 집중관리가 필요한 시기(NH·nursing home, MC·memory care)에도 여전히 본인의 집에서 지내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 노인 주거 시설이 CCRC 모델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방문한 미국 애리조나주의 선시티는 대표적인 타운형 CCRC다. 여의도 13배 면적에 3만7000여 명이 거주하는 초대형 커뮤니티다. 단지 내에서 주거, 의료, 식사, 운동, 오락, 취미활동 등을 해결할 수 있다. 건강이 좋지 않을 때는 단지 내에서 거주 형태만 바꿔서 지속 거주가 가능하다. 선시티는 미국 내에서 범죄가 가장 적은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힐 정도라 안전하게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즐길 수 있다. 대규모 실버타운까지는 아니더라도 도심형, 타워형 CCRC 또한 많이 존재한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는 2000여 개의 CCRC가 있다고 한다. 얼마 전 방문한 일본의 주요 실버타운도 대부분 건강 상태에 따른 돌봄 및 간병이 가능하도록 운영되고 있었다.
모든 시니어에게 실버타운이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 시니어 커뮤니티를 방문했을 때도 나이 든 교포들이 한국 실버타운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돌봄과 간병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았다. 우리나라도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지속 거주 관점의 ‘CCRC’ 확대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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