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반기 우려 키우는 2분기 역성장…투자 소비 되살려야

입력 2024-07-25 17:48   수정 2024-07-26 07:17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2%로 뒷걸음쳤다. 1분기 1.3%로 ‘깜짝 성장’이라며 놀랍게 받아들였는데 석 달 만에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1분기와 비교한 것이어서 기저효과가 있고 상반기 전체로는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했다는 게 한국은행 설명이지만 1년6개월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어서 심상치가 않다. 수입은 늘고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게 2분기 경제가 뒷걸음질한 주된 요인이다. 반도체 수출을 빼면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문제는 하반기다. 한은은 내수가 완만하게나마 나아진다고 진단하고 있고, 국제 반도체 경기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1분기 0.7% 증가한 민간소비가 2분기 -0.2%로 눈에 띄게 위축됐다. 설비투자(-2.1%)와 건설투자(-1.1%)도 매우 부진하다. 뭔가 추세를 전환시킬 자극제나 정책적 계기가 절실해졌다. 그렇다고 정부 돈을 푸는 재정 확대로 갈 상황은 아니다. 예산 여력도 없을뿐더러 건전재정 기조를 강조해온 터여서 더욱 그렇다. 결국 규제완화를 통해 투자 확대와 민간소비를 적극 꾀하는 수밖에 없다. 경제단체 등이 줄곧 요구해온 투자의 걸림돌을 제거하며 소비 확대를 막는 규제를 더 과감히 철폐하는 게 정석 대응이다. ‘노란봉투법’을 비롯해 기업을 움츠러들게 하는 악법만 더 만들지 않아도 투자심리는 나아질 것이다. 이번에도 재정확장론자들은 정부에 대고 돈부터 풀라고 주장하지만 예산을 최대한 안 쓰고 경기를 살려내는 게 바람직하다.

금리 인하 요구도 필연적으로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쉬운 결정이 아니다. 미국의 금리 동향도 봐야 하고 일각의 부동산 과열 조짐까지 감안해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약간의 금리 조정만으로 내수 부진을 타개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감한 규제 혁파에 기반한 경제 체질 개선과 고효율을 담보하는 노동·고용·산업의 구조개혁이 절실하다. 인구절벽과 급격한 고령화 추세까지 감안하면 다른 선택지가 없다. 머뭇거리며 실기하다가 성장엔진이 식으면 정말로 위기다. 정부도 국회도 근본 처방을 더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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