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도 '밸류업 稅혜택'…금융·은행주 더 오르나

입력 2024-07-25 18:07   수정 2024-07-26 01:04

정부가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시행한 기업의 법인세를 감면하고 이들 기업에 투자한 주주의 세금을 깎아주기로 했다. 고배당주인 금융·보험·증권업종을 비롯해 최근 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늘린 자동차 업종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25일 ‘2024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주주환원을 확대한 상장기업에 대한 법인세 세액공제를 내년부터 3년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기업 중 주주환원(배당·자사주 소각) 금액이 직전 3년 평균 대비 5% 증가한 기업에 법인세를 깎아준다. 직전 3년 평균 대비 주주환원 금액의 5%를 초과하는 금액의 5%만큼을 총주주환원 금액의 1% 한도 내에서 공제한다. 지배주주(특수관계자 포함) 지분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은 공제 대상 금액에서 제외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제도 성과를 보고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2026년부터 2028년 말까지는 밸류업 기업 투자자의 배당소득을 분리과세한다. 밸류업 기업에 투자한 주주의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적용 세율을 기존 14%에서 9%로 인하할 계획이다.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종합과세자는 25% 세율로 분리과세, 2000만원 한도까지는 9% 세율로 원천징수 중 본인이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차년도 현금배당액, 직전 3년 평균 주주환원액 대비 증가분, 직전 3년 평균 주주환원 금액이 커질수록 증가하게끔 설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발표가 현실화하면 현대자동차·기아 등 배당성장주와 고배당 은행·금융주가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주주환원 제고 확대 기조가 뚜렷한 데다 향후에도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에 추가로 나설 여력이 있어서다. 기재부는 당초 ‘배당소득 증가분’에 대해서만 저율로 분리과세한다는 계획이었으나 기존에 적극적으로 배당하던 기업과 그 주주들이 역차별받는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직전 3년 평균 주주환원 금액을 따지기로 했다.

금융기업들은 최근 분기 배당을 도입하고 현금 배당을 늘리는 분위기다. 자사주 소각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1월 하나금융지주를 시작으로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KB금융, 메리츠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이 연달아 자사주 소각 결정을 공시했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KRX금융지수 구성 종목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5.0%로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평균 배당수익률(2.1%)을 두 배 이상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작년 코스피200 중 배당금을 가장 큰 폭으로 늘린 기업이다. 현대차 현금배당금은 직전 3년 평균 대비 129.7%, 기아의 배당금은 118.9% 늘었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도 자동차·은행·금융주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올 들어 이날까지 기관투자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이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삼성증권, KB금융 등 금융·증권주다. 외국인은 올 들어 현대차를 3조3982억원어치(순매수 2위), 기아는 1조3억원어치(순매수 7위) 사들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밸류업 수혜주들이 올 들어 주주환원을 호재로 주가가 많이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미래 사업 전망에 따라 움직이는 성장주보다 상승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식/선한결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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