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에서 2000명 내외의 고객이 여행상품 결제 대금을 환불했다. 티몬도 고객의 구매 대금 환불에 나섰다. 다만, 티몬과 위메프의 기업회생절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모든 고객이 환불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6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위메프 본사 현장에서 환불받은 누적 인원은 약 20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위메프는 이틀 전부터 본사에 몰린 고객들을 상대로 현장 환불을 시작했다. 25일 오후 9시까지 1400여명이 환불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으나 밤새 수백명이 추가로 돈을 받아 갔다.
위메프는 애초 수기로 고객 정보를 받아 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시작해 속도가 다소 더뎠다. 그러나 전날 오전 10시부터 QR코드로 고객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바꿔 전산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현재 위메프 본사는 환불받은 다수 고객이 귀가하면서 한산한 상황이다.
티몬 본사는 현재 환불을 받으려는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매우 혼잡하다.
다만, 지금도 고객센터나 애플리케이션 또는 웹사이트를 통한 환불 신청은 긴 대기 인원으로 여의찮은 상황이라 환불 지연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큐텐이 지난 2월 현금 2300억원을 주고 인수한 북미·유럽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시에서도 환불이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환불 지연 사태가 큐텐 그룹 전체로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전날 티몬 본사 사무실에서는 이번 사태의 피해 규모를 대략 짐작게 하는 직원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메모에는 “5000억∼7000억원(티몬)+예상 1조원 이상”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티몬의 미 정산금만 5000억∼7000억원에 달하고 모회사인 큐텐과 위시, 위메프 등의 계열사까지 합하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또 메모에는 "정상화 어려움 판단·기업 회생 고려"라고 적힌 부분도 눈길을 끈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미 회사 정상화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이다.
티몬과 위메프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채무 일부를 탕감받게 돼 정산받지 못하는 다수의 판매자가 생겨날 수 있다.
상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꼽힌 모회사 큐텐 창업자 구영배 씨는 여전히 두문불출이다.
그는 최근 사태 해결을 위해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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